북한 "자유민주주의는 가짜다"… '우리식 사회주의' 선전 나서

김서연 기자 2022. 11. 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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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인권 문제' 부각되자 관영·선전매체 통해 맹비난
"자본주의 사회서 '자유' '민주주의' 운운은 반동적 궤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자에서 최근 새집들이를 진행한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 일꾼과 종업원들을 소개하며 "보답의 맹세가 차 넘친다"고 선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자유민주주의는 가짜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며 '우리식 사회주의' 선전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자 기사에서 "'자유민주주의'는 근로 인민대중을 기만하고 자본주의제도의 반동성과 반인민성을 가리기 위한 위장물"이라며 "자본가 계급이 표방하는 '자유민주주의'가 가짜민주주의란 건 인권문제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로 대중은 인간의 존엄과 정치적 권리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초보적인 생존권마저 빼앗기고 있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무고한 인민들과 인사들에게 정치 테러를 가하고 근로자들의 초보적인 민주주의적 자유와 생존권마저 유린하는 제국주의자들과 반동 통치배들은 인권에 대해 말할 자격도 체면도 없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특히 "오늘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감행되는 가혹한 인권유린 행위는 제국주의자들이 부르짖는 '민주주의 보장'과 '인권 옹호'란 게 얼마나 위선적이며 철면피한 것인가를 똑똑히 보여준다"며 "자본주의 나라 정객들과 그 어용 나팔수들이 외워대는 '자유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독재를 가리기 위한 병풍에 지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노동신문은 '우리식 사회주의 본질적 우월성'이란 기사에선 "인간의 존엄과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무참히 유린"하는 자본주의 사회와 달리 북한은 '인민을 제일 귀중한 존재'로 내세우고 "인민의 운명과 생활, 미래까지도 전적으로 책임지고 보살피는 참다운 인민의 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기사는 최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18년 연속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유린 문제가 재차 부각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2일 "충성의 일편단심, 우린 오직 이 한 길만을 간다"며 김정은 당 총비서를 믿고 따르자고 독려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앞서 1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엔 북한 당국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강력 규탄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 정부도 이번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 4년 만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이 결의안은 내달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 처리될 예정이다.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에서 주민들의 인권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유독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이와 관련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부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북한엔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떠드는 '인권 문제'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며 "적대세력들이 조작해낸 '인권 결의'가 강압 채택됐다고 해 그게 공화국(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편적 견해와 입장을 반영하는 건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22일자에 '중국 독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북한의 '아동권리법' 내용을 설명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북한 선전매체 기사는 당국의 기조를 따라 검열을 받는다. 따라서 이 기사 역시 북한 아동의 인권문제 등에 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

조선의오늘은 해당 기사에서 "(북한은) 아이들을 나라의 왕으로 떠받들고 후대들을 위한 일을 당과 국가의 제일중대사로 내세우며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주는" 사회인 반면, 외부 세계에선 "수많은 어린이들이 무장분쟁으로 인해 교육을 받기는커녕 시시각각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학교가 아니라 노동현장에서 고역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주요 연설에서 보편적 가치로서의 '자유'를 강조해온 사실도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공격'과 자신들의 체제 선전에 나선 한 계기가 됐을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노동신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본질에 있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착취할 수 있는 '자유'이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할 수 있는 '민주주의'"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운운하는 건 약육강식의 법칙을 절대화하기 위한 반동적 궤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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