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방산수출국 '빅4' 눈앞…기술료 제도, 이제는 손봐야

김관용 2022. 11. 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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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의 국방과학 기술료 고시 개정에 대해 방위산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기술료는 정부 예산으로 개발한 무기를 해외에 수출할 때 정부에 내는 비용이다.

방사청의 기술료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 수출시 대당 판매가의 2%를 기술료로 내야하고, 이에 더해 기술 이전에 따른 '자료제공비' 명목으로 정부투자비의 최대 10%까지 추가로 기술료를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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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감면·면제 했던 방산수출 기술료 내년부터 징수
방사청의 관련 고시 개정에 업계 "재징수 부담" 우려
고시 개정하면서 징수에만 초점, 제도 개선은 안해
업체 기여도 반영 등 현안 산적, 기술료 제도 개선해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위사업청의 국방과학 기술료 고시 개정에 대해 방위산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기술료는 정부 예산으로 개발한 무기를 해외에 수출할 때 정부에 내는 비용이다. 업체들은 해외 수출시 가격에 이를 반영한다. 이 때문에 기술료 감면은 대한민국 방산 수출 지원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였다. 정부가 2014년 이후 기술료 감면을 확대하고 2019년부터는 아예 면제해 주면서 우리 무기체계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이제 막 방산 수출이 물꼬를 튼 상황인데, 내년 1월부터 기술료 징수가 재개된다. 방사청의 기술료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 수출시 대당 판매가의 2%를 기술료로 내야하고, 이에 더해 기술 이전에 따른 ‘자료제공비’ 명목으로 정부투자비의 최대 10%까지 추가로 기술료를 부담해야 한다.

대부분의 K-방산 구매국들이 단순 무기 판매가 아닌 현지생산을 요구하고 있어 방산업계는 기술료 재징수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방산 수출 지원 약속을 믿었던 방산업계는 기술료 감면·면제 조치의 연장을 바랬지만, 실망한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 9월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FA-50 전투기 48대에 대한 수출 이행계약 체결식에서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과 마리우스 브와쉬착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물론 기술료 징수는 필요한 측면이 있다. 기술개발 재투자와 연구개발 지원 인센티브 재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는 연구개발 활성화로 이어져 방위산업 육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젊은 과학자 이직율이 상당해 그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기술료 징수 재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ADD는 현재 내부 규정에 따라 징수한 기술료의 50%를 개발 참여 연구원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9%는 과학기술인공제회에 출연하고 있다. 나머지 41%는 차기 사업 재투자 용도로 돼 있지만, 재원 부족으로 재투자보다는 특허 출원 및 유지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타 부처 정부출연기관처럼 자체 수익사업 등을 통해 구성원의 처우 개선을 할 수 없다 보니 ADD 입장에서는 기술료 수입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번 방사청의 기술료 고시 개정에서 안타까운 부분은 기술료 징수 그 자체에만 집중하고 그 이면에 있는 첨예한 논쟁들을 외면했다는 점이다. ‘수출로 돈 벌었으니 이제 내놓으라’는 뉘앙스로 보여지는 이유다.

국민세금으로 개발된 무기의 소유권을 ADD가 갖는 게 맞냐에 대한 문제부터 원천기술 이외의 운영 노하우와 개량 기술 등 업체의 기술적 기여 부분에 대한 기술료 배분 요구는 오랜 현안이다. 이에 더해 무기 수출을 위한 기업의 해외 전시회 참가 등 마케팅 노력에 대한 평가, 기술료 산정 방식의 공정성, 징수된 기술료의 5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게 적절한지도 여전히 논란이다.

세계 방산수출 ‘빅4’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애매한’ 기술료 제도로 인한 논쟁으로 방산 강국 반열에 오를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기술료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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