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상장株 수난시대…절반 이상 희망공모가 아래로 싹뚝

양지윤 2022. 11. 2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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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특례상장 기업들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상승장이면 미래가치를 선반영해 수요예측에서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지만 지금은 증시 침체로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선별하고 있다"면서 "특례상장 추진 기업들이 최근 증시 상황을 외면한 채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기업가치를 고수하고 있는 점도 공모가가 깎이는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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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상장 기업 7개 중 57% 희망공모가 밑돌아
내달 코스닥 입성 에스에이엠지 공모가 최대 36% 낮춰
기업가치·공모가 괴리에 밀리의서재 등 상장 철회하기도
금리상승에 할인율 높아져 기관투자자들 외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특례상장 기업들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성장주 기업가치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금리 상승 기조로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공모가가 희망범위 하단 아래로 결정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9개 기업 중 6개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범위를 밑도는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중 특례상장 기업이 4개에 달한다. 같은 기간 특례상장 기업은 총 7개로 절반 이상이 수요예측 흥행에서 실패한 셈이다.

내달 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테인먼트) 역시 전날 공모가를 1만7000원으로 확정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44.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원하던 최대 금액보다 36.3% 낮췄다. SAMG엔터테인먼트는 ‘캐치! 티니핑’ ‘미니특공대’ 등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앞서 샤페론(378800)과 플라즈맵(405000), 엔젯(419080), 인벤티지랩(389470)은 낮은 공모가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반면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와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사인 제이오는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특례상장은 기술성이나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재무 안전성이 낮더라도 상장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기술특례상장과 성장성 특례상장,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테슬라 요건) 등이 포함된다. 특례상장을 활용하는 회사 대부분은 적자에 놓여 있지만, 향후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공모를 추진한다.

특례상장에 나선 기업들이 최근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국내외 금리상승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를 끌어오는 성장주는 할인율이 높아지게 되는데, 특례상장 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례상장 기업들은 적자 업체로 간주돼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일부 특례상장 기업들은 IPO 시장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희망공모가 범위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리고 있어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상승장이면 미래가치를 선반영해 수요예측에서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지만 지금은 증시 침체로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선별하고 있다”면서 “특례상장 추진 기업들이 최근 증시 상황을 외면한 채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기업가치를 고수하고 있는 점도 공모가가 깎이는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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