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悲劇의 씨앗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2. 11. 24.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본선 2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커제 九단

<제12보>(177~203)=바둑에선 상대의 팻감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선택이 포석, 수상전, 사석전법 등에 못지않은 어려운 과목으로 꼽힌다. 앞날을 최대한 멀리 내다보고 패(覇)의 지속 여부를 결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커제가 백의 팻감을 안 받고 좌하 백말을 잡은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를 당해 상중앙 흑 대마가 쫓겨선 다시 승패 불명이 됐다.

일단 181까지는 외길. 이 장면에서 백이 199 자리로 끊으면 걸려든다. 참고 1도의 수순으로 완벽하게 연결해 가는 것(백A면 흑 B). 183, 184의 문답을 거쳐 185에 붙인 수가 끈적끈적하다. 백 포위망의 이곳저곳 약점을 노리고 있다. 192까지 필연. 195 시점에서 대다수 프로들은 흑 대마에 사망 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196이 비극의 씨앗이 된다. 여기서는 참고 2도 1이 급소였고, 그랬으면 백이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9 이후 C와 D를 맞봐 흑의 수 부족이다. 198로 199 자리에 끊었더라도 백이 이기는 수상전이었다. 이후에도 많은 변화가 숨어 있지만 198이 백의 패착으로 규정됐다. 201, 203에 밀어 승부를 건 마지막 몸싸움이 시작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