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고 못 줄인 안전운임제, 화물연대 파업 명분 될 수 없다

입력 2022. 11. 2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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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를 영속화하고 적용 대상 확대를 요구하며 24일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와 여당이 2025년 말까지 3년간 안전운임제를 연장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거부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 현장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파업을 강행한 것은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물류가 멈추면 기업들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지체 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엔 기존 수출 계약마저 끊길 수 있다니 큰일이다. 지난 6월에도 화물연대가 8일간 파업을 벌여 산업계는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사태는 정부와 국회 책임도 작지 않다. 6월 파업 때도 안전운임제가 핵심 쟁점이었다. 국토교통부는 파업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안전운임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화물연대와 합의하며 가까스로 파국을 막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향과 대안이 없는 땜질 처방에 그쳤다. 이후에도 논의가 지지부진했고 5개월이 지났는데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또 물류 마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낮은 운임 탓에 과로·과적·과속 위험에 내몰리는 화물운송 기사의 근로 여건을 개선해 교통사고를 줄인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안전 개선 효과는 없고 물류비만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한 '화물차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 및 논의사항 보고' 자료를 보면 안전운임제 도입 후 3년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11.5% 감소했지만 대상 차량인 사업용 특수차는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물차주의 운임료 부담은 30% 늘었다. 주요 선진국 중에 국가가 화물운임을 강제하는 곳은 없다. 경제단체들이 안전운임제에 대해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물류비 급등을 초래하는 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효성은 없고 산업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안전운임제는 파업 명분이 될 수 없다. 화물연대는 즉각 파업을 철회하고 합리적 개선안을 찾을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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