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IVE] '사우디급 대이변' 일본, 독일 2-1 침몰시켰다… '獨, 아시아에만 WC 2연패'

조남기 기자 2022. 11. 2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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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카타르)

대이변이었다. '사우디의 기적'과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일본이 독일을 잡았다.

23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E조 1라운드 독일-일본전이 킥오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전에 준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일본이 독일을 상대로 2-1 역전승에 성공했다. 일본은 전반 33분 일카이 귄도안에 골을 내줬으나, 후반 30분 도안 리츠, 후반 38분 아사노 타쿠마가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게임을 뒤집었다.

볼은 독일이 소유했다. 전반 13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독일의 볼 점유율은 79%, 일본은 21%였다. 일본이 압박을 무리하게 가하기보다는, 카운터에 치중한다는 의미였다. 양 팀의 포메이션은 4-2-3-1로 같았으나,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오프사이드로 선언되기는 했으나 일본이 한 차례 골망을 가르기도 했다. 우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독일 골문으로 쇄도하던 마에다 다이젠에게 닿았고, 선수는 볼을 밀어 넣었다. 선을 넘어 무효가 되기는 했으나, 날카로움에서는 확실함을 보여줬던 순간이다.
 

 

코너킥에서는 독일이 강점이 있어 보였다. 안토니오 뤼디거의 헤더가 한 차례 일본 골문을 열어젖힐 뻔했다. 안토니오 뤼디거의 머리를 떠난 볼은 일본의 옆 그물을 흔들었다. 이렇게 한 차례 세트피스 흐름이 지나가고 나면 경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따. 독일이 압박해서 점유하고, 일본은 카운터를 노렸다.

그러던 중 독일에 찬스가 찾아왔다. 독일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일본의 골키퍼 곤다 슈이치가 선수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다. 전반 33분, 키커로는 일카이 귄도안이 나섰다. 일카이 귄도안은 다이빙을 뛰는 곤다 슈이치를 넘어서는 높은 수를 선보이며 득점에 성공했다.
 

 

일본의 볼 점유율은 실점 이후에도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독일이 워낙 능숙하게 공을 잡았고, 일본의 압박도 강렬한 편은 아니었다. 혹여나 독일이 볼을 뺏기면, 선수들은 득달같이 달려가 일본으로부터 다시 볼을 빼앗아왔다.

경기는 다이내믹하지 않았다. 오히려 파도타기 응원을 하는 관중들이 더 다이내믹했다. 독일은 전반 종료까지 여유롭게 일본을 통솔했고, 일본은 역습을 노렸으나 계획이 뜻대로 되진 않았다. 후반전은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후반전에 들어서자마자 강수를 뒀다. 쿠보 타케후사를 빼고 톰야스 타케히로를 넣으며 전술을 변경했다. 이후에는 나카토모 유토와 마에다 다이젠까지 빼고, 아사노 타쿠마와 미토마 카우로 등 공격수들을 더 투입했다. 보다 공격적으로 게임을 풀어가겠다는 뜻이었다. 승부수였다.
 

 

일본의 변주를 했지만, 기회는 독일에 다시 왔다. 자말 무시알라가 중앙으로 질주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선제골의 주인공 일카이 귄도안에 볼을 내줬다. 일카이 귄도안은 침착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볼은 일본의 골대를 맞고 골라인 바깥으로 아웃됐다.

후반 20분을 넘어선 선제골의 주인공 일카이 귄도간이 빠졌다. 교체로 들어온 자원은 요나스 호프만이었다. 아울러 토마스 뮐러 또한 빠지고 레온 고레츠카가 그라운드를 밟아다. 독일 또한 중원의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 격이었다.

일본의 위기는 계속됐다. 선제골 허용의 빌미가 됐던 곤다 슈이치 골키퍼가 어떻게든 골문을 지키려했다. 곤다 슈이치는 요나스 호프만의 슛, 세르주 그나브리의 연속 슛을 모두 쳐냈다. 3연속 세이브로 일본의 사기를 깨우려는 듯했따. 이 타이밍에 일본은 다나카 아오를 빼고 도안 리츠를 넣으며 계속해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엔 일본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의 슈퍼 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이토 준야의 슛을 노이어가 왼팔을 원숭이처럼 쭉 뻗어 살려냈다. 그러나 이어진 슛에선 사카이 히로키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본은 또 교체카다를 썻다. 사카이 히로키를 빼고 미나미노 타쿠미까지 넣었다. 완전히 공격을 위한 포메이션이었다.
 

결국 도안 리츠가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30분, 일본은 측면에서 작업을 통해 볼을 중앙으로 연결했고, 마누엘 노이어가 쳐낸 볼이 도안 리츠에게 향했다. 미나미노 타쿠미의 크로스도 영양가가 있었다. 맹공을 펼친 효과였다.

이후 일본엔 여유가 생겼다. 서서히 점유율을 높이며 다음 골을 노렸다. 과감한 전진 패스도 시도했다. 한지 플리크 독일 감독은 이 타이밍에 교체 카드를 썼다. 흐름을 제어하기 위해서였다. 니클라스 퓔크루크와 '2014 영웅' 마리오 괴체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심지어 게임이 아예 반전됐다. 흐름을 잡은 일본이 역전을 성공시키는 골을 터뜨렸다. 아사노 타쿠마가 미친 듯 볼을 달고 뛰었고, 그대로 문전 앞까지 접근해 마누엘 노이이가 지키는 골문을 뚫어버렸다. 센터백 이타쿠라 쿄의 롱패스도 환상적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독일은 어떻게든 동점골을 성공시키려 했다. 그러나 리드를 잡은 뒤 후방으로 물러선 일본은 침착하게 수비를 성공시켰다. 그렇게 추가 시간 7분을 견뎠고, 일본은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이뤄냈다. '칼리파의 기적'이었다.

한편 독일은 월드컵 본선에서 아시아 국가에만 2연패를 당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졌고,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하고나서는 일본에 또 패하고 말았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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