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복합위기 수출로 돌파"… 무역적자 비상에 全부처 총동원령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첫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글로벌 복합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5대 수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수출 둔화 여파로 무역수지가 25년 만에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자 윤 대통령이 앞장서 '수출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오늘날 한국 경제를 만들어낸 것은 수출"이라며 "지금과 같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는 수출 증진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이 우리의 동력인 것은 1960~197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고, 수출이 곧 국민 일자리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또 "수출 증진을 민간 기업에만 맡길 수 없고 정부의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환경부도 규제만 하는 부처가 아니라 환경산업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4개 수출 유관부처가 각각 담당조직을 만들어 지원 체계를 보강하고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번 수출전략회의에서 제시된 수출 강화 방안의 핵심은 '맞춤형 전략'이다. 정부는 수출 시장을 크게 △3대 주력시장 △3대 전략시장 두 갈래로 나눠 특화전략을 구성했다. 3대 주력시장으로는 미국·중국·아세안을 꼽았다. 이들은 한국 수출의 57%를 차지한다. 미국을 상대로는 친환경·공급망 분야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통상 현안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의 경우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의존도를 낮추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비축·수입처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지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베트남 편중이 심한 아세안 시장도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자원이 많은 국가와는 핵심광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3대 전략시장에는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선정했다. 이들 지역은 현재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방위산업·원자력발전·인프라스트럭처 등 대규모 해외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이어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특히 중동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과 연계된 에너지·인프라 분야 사업과 스마트팜 등 신성장 산업에 참여할 기회를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고위급 면담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남미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멕시코·에콰도르 등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새롭게 체결하고 칠레 등과는 FTA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EU에서는 폴란드 원전 협력을 계기로 유럽 원전 및 원전기자재 수출 확대를 공략하기로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고려해 방산 사업과 친환경 사업 등도 공략할 예정이다.
정부는 주력·첨단 산업별 수출 경쟁력 제고 방안도 마련했다. 총수출의 78.2%를 차지하는 15대 주력업종의 맞춤형 수출전략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에 654조원 규모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팹리스 육성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부처별로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농수산식품 등 새로운 수출 유망 분야 발굴에도 나서기로 했다. 유망 분야의 내년 수출목표를 바이오·의료 280억달러, 농식품 100억달러, 문화콘텐츠 166억달러로 정했다.
[송광섭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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