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中국방부장에 "北핵·미사일이 '위협' 때문? 타당하지 않다"
'건설적 역할' 요청에 중국 측 "당사국들이 대화로 풀어라"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3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한미동맹의 군사연습과 미국의 위협에 따른 대응이란 주장은 타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국방부에 따르면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차 캄보디아 시엠립을 방문 중인 이 장관은 이날 열린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의 한중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올해 연이은 무력도발이 안보상 "합리적 우려" "정당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란 중국 당국자들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일례로 장쥔(張軍)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라 21일(현지시간) 소집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도 "북한의 정당한 우려" 운운하며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에 제동을 걸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또한 지난 14일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얘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웨이 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은 지난 수년간 한국·미국과 대화를 진행하던 시기에도 은밀히 핵·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최근 북한의 신형 미사일 개발과 ICBM 발사, 핵실험 준비는 김정은 정권이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의 "원인이 외부 위협이란 (북한의) 주장은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확대는 한미,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압박과 결속력 강화를 초래할 뿐"이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결코 얻을 게 없음을 깨닫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중국 측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웨이 부장은 "중국도 한반도의 긴장 고조와 불안정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웨이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적·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당사국들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웨이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중국 시 주석이 이달 15일 한중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인 중국이 더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요청에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 개선해가길 희망한다"며 온도차를 드러냈던 것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시 주석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원론적 발언이었다고 한다.
북한은 올 1월 이후 이달 18일까지 ICBM 발사 8차례(개발시험 및 실패 사례 포함)를 비롯한 각종 미사일 도발과 공중무력시위, 남북한 접경수역을 향한 포격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로 무력도발을 벌여왔다.
이에 안보리에선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등 공동 대응을 모색해왔으나,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안보리에서 북한의 '뒷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 양국 간 미래지향적 국방협력 발전을 위해 △2015년 실시 후 중단된 국방장관 상호 방문 △2019년 이후 중단된 차관급 국방전략대화 △양국 국방부 직통전화를 포함한 군사당국 간 연락체계 운용 △다양한 차원의 상호방문·교육훈련 및, 학생교류를 포함한 인적교류 등을 정상화하고 보다 확대해간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우리 국방부가 전했다.
이 장관은 "올해 추가로 개통한 양국 해국 및 공군 직통전화를 포함한 양국 군 간 소통수단을 적극 활용해 충돌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앞서 11일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통해 발표한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웨이 부장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의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큰 틀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으로 간주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과 유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웨이 부장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밖에 웨이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더 이상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화·협상을 통해 조기에 전쟁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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