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공기업에 또 ‘낙하산’…​어떻게 뽑았나?

황재락 2022. 11. 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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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자치단체 산하기관장 보은성 인사 논란을 연속으로 짚어봅니다.

창원 레포츠파크, 옛 창원경륜공단 신임 이사장에 홍남표 창원시장의 선거 캠프 출신 인사가 임명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신임 이사장의 자기소개서와 직무 계획서를 분석해 보니, 곳곳에서 경력 부풀리기와 짜깁기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황재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해 예산 300억 원에 이르는 창원 레포츠파크, 지난달 12일 신임 이사장에 이호국 씨가 임명됐습니다.

KBS가 임원추천위원회에 제출된 이 씨의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 계획서를 확인했습니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프로축구 경남FC 대외협력실장 경력에 K리그 대상 수상 등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이 기간 경남FC는 2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무르다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어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가 특별 감사와 팀 해체까지 검토해 파문이 일었습니다.

[프로축구 경남FC 당시 직원/음성변조 : "(그분은) 사실은 자리가, 보직이 없는데 그냥 거기서 누가 부탁해서 그냥 (구단에) 있었어요."]

이 씨가 한 기업체 임원으로 3년 넘게 일했다는 경력도 문제입니다.

이 기업은 윤상기 전 하동군수가 하동 대송산단에 유치하려던 수도권의 한 폐기물업체로, 경륜 등 사행산업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기업 등본에도 감사나 이사, 대표이사 명단에서 이 씨의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김상현/창원시의원 : "폐기물 업체에서 임원으로 3년간, 임원도 아닌 고문으로 3년간 재직했다고 일단 경력 증명서에 돼 있습니다."]

이 씨가 작성한 직무 수행 계획서도 표절 논란에 올랐습니다.

'사행산업' 발전을 위해 '행운산업'으로 변화한다는 내용은 지난 7월 국회 한 전문위원이 발표한 정책 제안과 비교하면, 6개 소주제와 내용이 거의 일치합니다.

사실상 표절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창원 마산해양신도시에 2km 인공 방파제를 건설한 뒤 모터보트 경기장을 유치하겠다는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하고 전혀 이야기된 것 없습니다. 저희가 알기로 (국내에) 항만 내에 이런 시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 씨는 30여 년 전부터 국회의원과 경남지사 선거, 하동군수 선거 등을 도왔으며,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는 홍남표 창원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뒤,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습니다.

[이호국/창원 레포츠파크 이사장 : "스포츠 마케팅에 관여하면서 많은 업적도 있고, 그것을 토대로 경륜공단을 맡을 때도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이 자리를 맡았고…."]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최대 위기에 처한 창원 레포츠파크, 정부 지방 공기업 평가에서 10년째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새로 임명된 이사장이 과연 위기를 헤쳐갈 전문가인지, 자격 논란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황재락 기자 (outfocu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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