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RA 이후 기업들 대미 투자 가속, 산업 공동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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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류 속에 대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쏠림은 국내 첨단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엘지화학은 22일 미국 테네시주에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과도하면 국내 첨단산업 생태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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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가속화하고 있다.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에 이어 배터리 소재·부품 업체까지 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류 속에 대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쏠림은 국내 첨단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엘지화학은 22일 미국 테네시주에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연산 12만톤 규모의 미국 최대 양극재 공장이다. 이는 현재 엘지화학의 한국과 중국 공장 양극재 생산량(합계 연 9만톤)을 뛰어넘는 규모다. 엘지화학이 이렇게 나서는 건 인플레 감축법상 배터리 관련 조항이 내년 1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배터리에 탑재되는 부품은 북미에서, 광물은 미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돼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별 기업 입장에선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게 피할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과도하면 국내 첨단산업 생태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에선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삼성에스디아이·에스케이온 등 배터리 3사도 각각 수조원씩 투자해 미국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대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게 되면 연관된 협력업체 수십개도 함께 움직이게 된다. 산업계 일각에선 벌써 국내 산업의 공동화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데, 기우가 아닐 수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에서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22일 미국과의 인플레 감축법 협상에서 성과가 없으면,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우선 구매법)을 본떠 ‘유럽산 우선 구매법’을 만들어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럽마저 보호주의에 경도되면 개방형 통상국가인 우리나라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국가들과 공조해 국제 통상질서가 보호주의로 기울지 않도록 강대국들을 설득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첨단산업 분야의 연구개발과 고급 인력 육성을 지원하고, 핵심기술을 보호하는 등 산업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도 적극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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