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한·중 국방장관회담…이종섭 “중국이 북핵에 건설적 역할해달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당사국들간 대화 통한 문제해결”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참석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한국과 중국이 23일 캄보디아에서 5개월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와 국방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을 계기로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을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두 장관이 만난 것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대화(아시아안보회의) 계기 양자 회담 이후 5개월 만이다.

1시간10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이 장관은 북한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한·미동맹의 군사연습과 미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지난 수년간 남북과 북·미가 대화를 진행하던 시기에도 은밀히 핵과 미사일을 개발했다면서 신형미사일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실험 준비는 김정은 정권이 밝힌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른 것으로 외부 위협이 원인이라는 주장은 책임 전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장관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결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중국 측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웨이 부장은 중국도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와 불안정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적·건설적 역할을 해왔음을 언급하면서 당사국들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미래지향적인 한·중 국방협력 발전을 위해서는 국방 당국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과 다양한 교류를 통한 제반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서 2015년 이후 중단된 국방장관 상호 방문, 2019년 이후 중단된 차관급 국방전략대화, 양국 국방부간 직통전화를 포함한 양국 군사당국간 연락체계 운용, 다양한 차원에서의 상호방문과 교육훈련, 학생교류를 포함한 인적교류 등을 정상화하고 보다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 인도·태평양전략의 3대 비전과 3대 원칙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