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 우후죽순…‘옛날 책에, 텅 빈 책장’
[KBS 춘천] [앵커]
현재 전국에는 '작은 도서관'이 6천 개 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대형 도서관이 없는 지역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들어선 건데요.
하지만, 이름만 도서관이지 제 역할을 못하는 곳이 허다합니다.
그 실태를 임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민자치센터에 설치된 '작은 도서관'입니다.
책장은 곳곳이 텅 비어 있습니다.
누렇게 빛이 바랜 책도 눈에 띕니다.
보통 10년이면 새 책으로 바꾸는데, 이 책은 2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지난해 대출 실적은 300건.
하루 한 권도 안된단 얘깁니다.
인터넷에 작은도서관으로 등록된 또 다른 도서관.
홈페이지를 보고 인근 작은 도서관에 찾아왔지만, 운영시간 중임에도 이렇게 문은 잠겨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있는 작은 도서관은 6,400여 곳.
시군 하나에 평균 27개씩 들어선 셈입니다.
이 가운데 1년 동안 도서 대출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곳이 21%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새 책을 한 권도 안 산 곳도 12%에 이릅니다.
[이미숙/쌀보리작은도서관 사무국장 : "운영을 하려면 일하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없었어요. 저희는 거의 자원봉사자들 위주로 여기를 운영을 하다 보니까."]
이렇다보니, 전국 작은 도서관의 절반 정도가 지난해 정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D와 F를 받았습니다.
[김승수/국회의원 : "책과 관련된 소모임이라든지 문화프로그램 이런 것들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부실 운영이 계속되면서 폐업이나 휴관하는 작은 도서관이 2019년 600여 곳에서 지난해엔 1,300여 곳으로 2년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없어지는 만큼 새 도서관이 계속 들어서는 탓에 전체 작은 도서관 숫자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임서영 기자 (mercy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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