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이벤트는 어디로 갔을까…영업축소 나선 카드사들 왜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2. 11. 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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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최근 A 카드사 영업사원 김모씨는 내부적으로 신규 대출 영업 등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카드론, 오토할부는 물론 대출 받으라고 권유하는 문자메세지 전송과 같은 기초적인 영업까지 중단했다. 그는 이러다 본인의 자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닌지 고민스러울 정도다.

# B 카드사는 연말을 맞아 내년 신년계획을 세우면서 2023년의 화두를 ‘생존’으로 잡았다. 이 회사 목표는 신용판매 사업을 비롯한 카드사의 가장 기본적인 사업만 유지시켜 일단 살아남는게 제 1의 목표다. 카드사는 기본적으로 자금을 끌어와 사업해야하는데 최근 자금조달을 위한 카드채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매일경제가 7개 전업카드사의 모바일 금융앱 기반 신규 카드 발급시 진행하는 환급 이벤트를 집계해본 결과, 이달 들어 해당 이벤트는 36개로 지난달(54개)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에선 금융앱 기반 카드 발급 이벤트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BC카드는 이미 지난달부터 해당 이벤트를 중단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변화에 따라 보수적으로 경영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신규 카드 발급 환급 이벤트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이벤트 마저 손을 대는 건 카드채 금리 상승을 비롯한 자금 조달환경 악화, 카드수수료 인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의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 22일 기준 연 5.974%다. 올해 초(연 2.42%) 대비 2.46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국채와 여전채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 또한 현재 2.117%포인트로 올해 초(0.537%포인트) 대비 3.9배가량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국채보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전채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판매하는데 이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여전채의 시장 매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드사가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상품 금리 인상, 이벤트 축소로 대응하며 카드 소비자들의 고객혜택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카드사들은 올해 월드컵과 수능, 연말 수요처럼 소비가 살아나는 호재가 겹쳤는 데도 불구하고 예년처럼 적극적인 이벤트를 펼치지 않고 있다.

카드사들이 최근 몇년간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해왔던 자동차 금융에서도 마찬가지다. 롯데카드는 이달들어 오토할부 금리를 연 8.3~8.5%(24~60개월 할부 기준)로 인상했다. 롯데카드의 오토할부 금리는 지난 7월만 해도 연 2~3%대였지만, 넉달만에 연 8%대로 4배 가까이 올랐다. 다른 카드사들도 이달부터 오토할부 금리를 1%포인트 안팎 인상했다. 삼성카드 오토할부 금리는 연 5~5.7%에서 연 6.1~6.5%로, 하나카드는 연 4.4~4.9%에서 연 5.4~5.9%로 높아졌다. 국민카드는 특별 금리 최저 수준을 연 5.4%에서 연 6.1%로 인상했다.

카드론 평균금리도 크게 올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른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92%로 집계됐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상반기엔 1월 13.66%에서 7월 12.87%까지 꾸준하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연초부터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각 카드사가 조정 금리를 통해 대출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달비용이 지속 상승하면서 하반기 들어서는 크게 오르며 이달들어 연초 수준을 뛰어 넘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저금리때 조달한 자금을 사용했지만 이젠 차환금리가 뛰어오르면서 낮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내년도 경영 키워드도 ‘생존’으로 잡으면서 소비자들이 접하는 카드 혜택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려운 조달환경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살아남기 위해 영업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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