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코앞인데…‘나 몰라라’ 국토부

송진식 기자 2022. 11. 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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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스타트업 행사 참석
화물연대와 대화 뜻 안 보여

화물연대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경 대응” 방침을 선언한 정부는 별다른 대화나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6월 총파업의 경우 8일 만에 양측이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이번 총파업은 정부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어 파업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주무부처 수장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물류대란과 상관없는 일정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에는 김포에서 열린 ‘국토부×스타트업×청년재단 커피챗’ 행사에 참석한 뒤 이어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을 잠시 참관했다. 오후에는 광화문으로 이동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 브리핑에 참석해 직접 계획안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커피챗은 원 장관이 취임 이후 국토교통 분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청년들과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대화한다’는 취지로 진행 중인 행사다.

물류부문을 관할하는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이날 원 장관이 참관한 UAM 시연행사에 동행해 축사를 한 것 외엔 외부 공식 일정이 없었다. 어 차관은 지난 6월 총파업 때 직접 화물연대 집행부와 면담도 하고 복귀를 설득하는 등 대화창구 역할을 했지만 이번 파업을 앞두고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국토부는 원칙적으로 “대화 창구는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대화 창구가 마련될지조차도 불확실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화나 협상 등에 대해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의 경우 지난 22일 정부가 브리핑을 통해 6월 파업 때보다도 더 강도 높은 ‘강경 대응’ 방침을 예고한 터라 국토부가 대화나 협상 제의에 아예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운송 거부는 국회에서 입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 것으로 6월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초반부터 범정부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내부적으로도 화물연대의 여러 요구안 중 안전운임제의 연장이 일단 확정된 상황에서 추가로 노조 측과 대화에 나설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6월 파업 때는 시도하지 않았던 공권력 투입을 통한 강제해산, 업무개시명령 및 불응 시 면허 취소 등의 위력행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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