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백신 맞아라”… 은퇴 앞둔 美 ‘코로나 사령관’의 마지막 당부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11. 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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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년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해 ‘코로나 사령관’으로 불린 앤서니 파우치(82)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현지 시각) 마지막으로 백악관 연단에 섰다. 다음 달을 끝으로 54년간 공직 생활을 마치는 그는 “이 연단에서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개량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미국 최고 전염병 전문가로, 38년간 NIAID 소장을 지낸 그는 올해 연말 소장직과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지난 8월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추수감사절(24일)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휴가철을 맞아 앞으로 6주간 BA.4, BA.5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개량 코로나 백신 접종을 독려할 예정이다. 파우치 박사는 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이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과 함께 정례 브리핑에 참석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이 “파우치 박사가 다음 달 은퇴한다. 오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 연단에 함께 서게 되어 영광”이라고 소개했지만, 파우치 소장은 은퇴 소감 대신 “휴가철과 늦가을, 초겨울 등 추운 계절에 들어서는 시점에 최신 부스터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겠다”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는 “최신 데이터를 보면 백신과 부스터 샷을 맞은 사람의 경우 최근의 BA.4, BA.5 변이로 사망할 위험성이 미접종자보다 14배 낮고, 확진 판정을 받을 위험성도 미접종자보다 최소 3배 낮다”고 말했다. 최신 개량 백신의 효과가 분명하며, 백신 접종 후 시간이 흐를수록 보호력이 떨어지고 변이가 계속 등장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추가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는 “‘백신이 안전하냐’는 질문이 자꾸 나오는데, 정답은 ‘압도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며 “세계에 13억 도스(1도스는 1회 접종분), 미국에만 수억 도스의 코로나 백신이 배포됐고 견고한 안전 모니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당신이 극우 공화당원이든 극좌 민주당원이든 내게는 아무 차이가 없다. 의사로서 누군가 코로나에 감염돼 입원하고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한 기자가 은퇴 소감을 묻자 파우치 소장은 “내가 성취한 일들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면서도 “그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매일 모든 것을 다 바쳐 일했고 무언가를 덜 마친 채 떠난 적이 없다는 것만큼은 기억해 주기 바란다. 수십년간 나는 모든 것을 다 바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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