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밀정활동' 의혹 김순호 경찰국장도 피해자?
[뉴스데스크]
◀ 앵커 ▶
과거 밀정활동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 경찰국장 역시 진실화해위원회에 피해 신청을 냈는데요.
이번 피해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피해자 여부에 대한 조사조차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김 국장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볼 수 있을지, MBC가 추가로 입수한 문건들을 통해 분석해봤습니다.
이어서 손령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대학생 불순 집회 색출 계획'
1983년 7월, 보안사 대공 담당인 3처가 작성한 문서입니다.
대학 이념서클을 사찰하라는 지침이 주요 내용인데, 1단계로 침투 망원, 즉 프락치를 통해 MT 계획을 파악한 뒤, 2단계로 필요 시 감청도 실시하고, 3단계, 현장을 급습해 검거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같은 해 4월 김 국장은 군에 강제징집됐는데, 그해 8월, 그가 회장을 맡았던 성균관대 심산연구회는 여름 MT를 다녀온 뒤 10여 명이 줄줄이 경찰에 연행됐고 대학 측은 서클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11월에 작성된 김 국장의 보고 문건.
심산연구회의 과거 MT 일정은 물론 향후 MT 동향까지 담겨있습니다.
"당국의 주시가 예상되므로 합숙 계획은 힘들고 매일 출퇴근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구체적 내용까지 보고했습니다.
[김난희/당시 심산연구회 회장] "(경찰 연행 등) 굉장히 충격적인 일을 겪고 나서 (김순호) 선배를 만났던 거기 때문에 밀고라고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구속으로 갈 수 있는 후배들의 인생이 걱정되거나 염려된 적이 없었는지…"
1987년 4월 보안사 정보처의 선도업무 개선 건의 문건.
'녹화공작'에서 이념 서클의 핵심 인물인 이른바 '언더'를 파악하는 게 어렵다고 보고합니다.
녹화공작 대상이 된 학생들이 적극 협력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양창욱/녹화공작 피해자] "'언더' 쪽에 있는 내용들은 건드리지를 않고 가급적이면 오픈되어 있는 것들로 하죠. 두들겨 패더라도 자기가 지켜야 할 양심 최저선이라는 것은 있는 거죠."
그러나 김 국장이 보고한 서클 조직도에는 '언더'들의 이름까지 낱낱이 적혀있었습니다.
공작 대상자는 군 전역 후에도 감시하고 활용한다는 계획이 보안사의 여러 문건에서 확인됩니다.
장기 활용 가능한 이념서클 간부 출신을 선정해 전역 후 경찰에도 통보하며, 대학은 물론 노조 침투 공작에 활용하라는 지시도 있습니다.
전역 후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김순호 국장은 동료들로부터 '밀정 활동'을 의심받았는데, 89년 인노회 활동 중 잠적했다 경찰에 특채됐고 비슷한 시기 인노회는 대규모 검거로 와해됐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김 국장의 피해자 여부 등에 대해 다음 주부터 조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 /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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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경락 / 영상편집: 양홍석
손령 기자(righ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29868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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