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 노리는 치킨, '호재 셋·악재 셋'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첫번째 경기인 우루과이전을 눈앞에 두고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매출 올리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월드컵 기간 치킨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이른바 '월드컵 대목'을 맞아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어 섣부른 예측이 힘들다는 관측이다.
이번 경기시각은 여타 대회와 비교할 때 무난한 편이다. 직전 대회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는 이보다 1시간 앞선 오후 9시와 11시에 열렸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아침 7시(러시아전), 새벽 1시(알제리전), 새벽 5시(벨기에전)로 잡혀 치킨 특수가 미미했다.
치킨업계에 하나의 호재는 집관족(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시청자)의 증가다. 서울시가 우여곡절 끝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의 거리응원을 조건부 허용했지만 예전같은 자유로운 축제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첫 겨울 월드컵이라는 점도 야외 거리응원이 예년같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점이다. 가정이나 음식점 등에서 가족이나 지인, 친구 등 소규모 모임으로 응원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여 치킨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월드컵 흥행을 담보하는 슈퍼스타의 출전도 관심거리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의 손흥민 선수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음에도 경기 출전 가능성이 높아 기대감을 키운다. 관심이 커지면 시청자가 늘고 치킨 주문량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배달라이더 노조의 파업도 변수다.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쿠팡이츠에 배달비 기본료 인상을 요구하며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쿠팡이츠를 통한 치킨 배달 비중이 높지 않지만 배달수요가 집중되는 경기 시각과 맞물려 있어 '치킨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전국의 음식배달 라이더는 약 20만명으로, 이중 3000여명이 쿠팡이츠 배달거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치킨 가격 논란은 '월드컵=치킨' 공식을 흔드는 요소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줄줄이 가격인상을 단행하자 소비자들은 고수익을 챙긴다는 비난 여론이 커졌다. 이에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반값도 안되는 치킨으로 가격논쟁에 불을 당겼다.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선 치킨 대신 피자나 햄버거같은 대체식을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가격 논란이 수그러든 분위기여서 여전히 맛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치킨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영업시간을 변경하는 등 월드컵 특수를 충분히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가맹점별로 운영시각은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밤 늦게까지 주문이 이어질 것을 예상해 연장운영을 권고한 상태다. 밤 9시에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 스웨덴 전 당일 BBQ는 전주 대비 110%, bhc는 80%, 교촌치킨은 60% 각각 주문이 늘었다. 이 영향으로 그해 6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BBQ 23%, bhc 20%, 교촌 1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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