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키워드로 SNS 분석했더니…두려움⋅불안⋅우울감 신체 고통만큼 컸다

김명지 기자 2022. 11. 2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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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5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지난 1년 소셜리스닝
암 진단 초기부터 두려움 불안 꾸준히 언급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화학요법 순으로 관심
네이버 다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암, 항암, 환자 관리와 관련한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신체적 고통만큼 정신적 고통을 토로한 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손민균

국내 암 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은 후 소셜 미디어에서 신체적 고통만큼 정신적인 고통을 토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과 치료나 명상과 것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서울 안다즈호텔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1년(2021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 소셜미디어에서 항암과 관련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이렇게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두 학회는 네이버(블로그, 지식인)과 다음(카페), 유튜브(댓글) 등에서 암, 항암, 환자관리를 키워드로 16만 9575건의 정보(글)를 수집했다. 이 가운데 암 환자들이 암 진단 후 겪는 어려움에 대해 언급한 글 2만 899건 가운데 신체적 어려움이 52%, 정서적 어려움이 42%로 나타났다. 암에 걸려 몸이 아픈 것도 힘들지만, 그만큼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다는 뜻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정서적 어려움은 진단 초기부터 치료과정 전반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두려움, 불안과 같은 감정이 꾸준히 언급됐고, 치료 후 극복 단계에서도 재발에 대한 걱정, 또한 재발 후 악화가 됐을 때 사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다.

소셜미디어에서 정서적 어려움을 토로한 글들이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환자 관리와 관련한 글(1만 6743건) 가운데 정신과 상담을 받거나 명상을 하는 등 ‘내적 관리’에 대해 언급한 글은 전체의 9%에 그쳤다. 이는 가발, 눈썹 문신, 메이크업 등 외모를 관리해 스트레스를 관리 한다는 글의 양(10%)과 비슷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암은 유방암, 폐암, 대장암 순으로, 국내 발병률 순위(갑상선암, 폐암, 위암)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과 유방암은 최근 청장년 층의 발병이 늘고 있고, 폐암은 발병률이 높고 사망률도 높아서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학회의 분석이다.

치료법으로는 약물 치료에 대한 글이 가장 5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수술시술(34%), 방사선치료(14%) 이식(1%) 호르몬치료(0.6%) 순이었다. 약물 치료 중에서도 면역항암제(19%)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고, 표적항암제(11.5%), 화학요법(8%)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대상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치료비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에는 ‘긍정적이다’라고 보면서도, 안전성 부분에는 ‘우려된다’라고 봤다. 한 댓글에서는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다고 했을 때 임상은 희망과도 같은 느낌이다”라고 썼다. 이 밖에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신약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로 언급됐다.

암 환자들의 암 관련 정보 습득 채널에 대한 언급량 1661건을 분석한 결과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으로부터 정보를 얻는다는 언급량은 44%로 가장 많았고, 환우 24%, 온라인 커뮤니티 18%, 유튜브는 14%를 차지했다. 전문가 의견 못지 않게, 지인이나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두 학회는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의와 상의하기 ▲마음건강살피기 ▲부작용도 적극적으로 말하기 ▲건강한 일상 유지 ▲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하기 ▲희망을 잃지 않기 등 6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제공

임주한 인하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환자들이 정서적으로도 어려워하는 것을 보게 된다”라며 “환자들의 마음 건강은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신의학과와 협진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환우와 의료진과의 소통 강화는 물론 ‘국가암정보센터’ 등 공식 암 정보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 안중배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은 “소셜미디어를 분석해 과거 설문조사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항암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과 고민 등을 엿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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