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돌아온 러빗부인 전미도 "실망할까 좋아할까 기대 돼요"

조연경 기자 입력 2022. 11. 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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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개막 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役 전미도 인터뷰
〈사진=오디컴퍼니〉

"공연을 너무 너무 하고 싶었고, '감을 잃어 버리는 것 아닌가' 걱정도 했어요. 아직은 카메라보다 무대가 편하네요" 누구보다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배우 전미도가 인생작 무대에 다시 선다.

전미도는 내달 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스위니토드'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무대에 서는 건 지난 2020년 6월 참여했던 '어쩌면 해피엔딩' 이후 약 2년 6개월, '스위니토드'로는 처음 함께 했던 2016년 이후 6년 만이라 더욱 반갑다. 특히 전미도는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역으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전미도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과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전미도는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에 바쁠 시기 매체 인터뷰를 강행하며 '스위니토드'로 돌아오게 된 소감과, 무대에 대한 변하지 않은 애정 등을 확인 시켰다.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 후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뮤지컬 배우로 명성을 떨친 전미도는 2020년 3월 첫 방영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 끌어 올리며 일약 대세 스타 반열에 올랐다. 무대와 함께 한 세월,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끌림이다.

올 초 방영된 JTBC '서른, 아홉'을 끝으로 전미도는 휴식기에 들어갔다. 3년 내내 일에만 매진했던 터라 스스로 선택했던 짧은 공백기다. 드라마 영화 등 매체 활동을 시작하면 가장 큰 스케줄 문제로 공연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전미도는 휴식을 취하며 공연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고, 마침 준비하고 있었던 작품과 '스위니토드' 일정이 절묘하게 엇갈리면서 다시 '스위니토드' 러빗부인의 옷을 입게 됐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채송화 선생님을 떠올린다면, 러빗부인 전미도를 처음 맞닥뜨린 관객은 '전미도 맞아?'라는 반응부터 터뜨릴지 모른다. 전미도가 언급한 대로 배우 입장에서는 예쁜 척, 착한 척을 하지 않아도 돼 쾌감을 느낄 수 있지만, 관객들에게는 분명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 런던 최악의 파이를 운영하는 과부. 토드를 향한 기묘한 애정이 파격적인 비주얼과 어우러져 또 한 번 명연기·명장면을 기대하게 만든다.

전미도 역시 "'스위니토드'를 처음 관람하게 될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 주실지 가장 우려되면서 또 기대된다. '실망할까, 아니면 신선하게 좋아해줄까' 나도 궁금하다. 6살을 더 먹고 나니 6년 전보다 러빗부인을 더 이해하게 되는 마음이 생기더라. 전미도의 러빗부인은 악한 면, 사랑스러우 면, 인간적인 면을 적절히 녹여내고 싶다"며 "무대에서 연기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짜릿한 일인데, 중독성이 엄청난 관객들의 호응 또한 빨리 체감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오디컴퍼니〉


-공연은 약 2년 만, '스위니토드'로는 6년 만에 돌아오게 됐다.
"너무 너무 하고 싶다. '이러다 감 잃어 버리는 것 아닌가' 걱정하고 있던 찰나, 타이밍이 잘 맞아서 '스위니토드'를 다시 하게 됐다. 이 작품이 나에게는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도 재미 있었고, 관객 분들이 긍정적 반응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역할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첫 공연 후 다음 공연은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연습을 하다 보니 '역시 매력적인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캐릭터지만 6년 전과 후,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을까.
"6살 더 먹고 나니까 인물이 더 이해되는 건 있는 것 같다.(웃음) 6년 전엔 러빗부인이 선택하는 것들을 단순히 '코믹적인 요소'라고만 생각 했는데, 이번엔 인간적으로 이해되어지는 면들이 보이더라. 러빗부인이 선택하는 모든 것은 결국 토드 때문이다. 토드가 좋아서, 토드와 함께 하고 싶어서. 미래를 꿈꾸는 욕망 때문에 그녀만의 행동들을 한다. '그래, 이 여자라면' 하면서 인물 자체를 조금 더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어렵게 생각되는 부분은.
"이게 했던 작품이어도 다시 들어가면 또 처음부터 하는 것과 똑같더라.(웃음) 연습 할 때마다 매일 매일 다른 시도를 해 보고 있다. 지금은 후반부 표현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요즘엔 머리 속이 온통 러빗 생각 뿐이다. 난 러빗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는 생각은 안 들더라. 그저 평범한 사람인데, 먹고 살기 위해 했던 선택들이 기괴하기도 하고 코미디 같아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사실상 이 여자의 내면은 '절박했다'는 마음이 들어 그 부분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욕심만 있다. 하하."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배우 입장에서 상당한 쾌감이 느껴지는 캐릭터일 것 같기도 하다.
"맞다. 착한 척 예쁜 척 안 해도 돼 속 시원하다. 오히려 요상한 척을 해야 하지 않나. 평소엔 잘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들을 이 역할을 통해 마음껏 연기해도 되니까 그런 것에서 오는 쾌감이 있는 것 같다. 왜 무대 위에서 주인공은 대부분 정의롭고 착하지 않나. 여주인공은 더 그렇다. 선하고 예쁜 것에 쌓여있는 역할이 많은데, 러빗부인은 정반대 정서나 감정들을 표현하다 보니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김지현, 린아와 함께 캐스팅 됐다.
"셋만 있는 대화 방이 있다.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셋이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고, 이젠 진짜 아줌마들이 다 돼서 작품 이야기도 하지만 육아 고충에 사소한 일상까지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한다. '이렇게 편한 배우들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많이 가까워졌다."

-각 러빗의 매력을 꼽는다면.
"어렵다.(웃음)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린아는 그 사이 아이가 둘이 생겨서 그런지 훨씬 더 능청스러워진 것 같고, 지현이는 말은 '지난 시즌 때 너무 연습이 짧아서 속성으로 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대단했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대단할지 기대된다. 난 그저 복기하느라 정신이 없다.(웃음)"

-전미도표 러빗부인만의 매력도 꼽는다면.
"듬…. 내 입으로 '매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웃음) 내가 추구하려는 건 악한 면, 사랑스러운 면, 인간적인 면을 모두 적절히 녹여내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주인공은 자기 욕심에 인물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고, 선하게 포장해서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욕심이 있다. 근데 이 역할은 완전한 악인, 선인 이 없는 것처럼 결국 상황에 의해 선택하는 것들이 운명이 된다. 어리석은 욕망이지만 욕망 때문에 선택하는 모습들이 조금은 인간적으로 보여졌으면 좋겠고. 엉뚱한 면들은 사랑스럽게 보여지길 바라고 있다. 뭔가 동떨어진 인물이라기 보다 어쩌면 나의 모습, 혹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작품의 변화는 없나.
"연출은 같아서 크게 변화되는 지점은 없을 것 같다. 다만 배우 캐스팅이 확 달라져 인물을 표현해 내는 방식들이 오히려 조금씩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강필석 배우와도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됐는데.
"내가 '말조심 해야겠다'고 느낀 것이, 자주, 여러 번 작업 같이 했던 배우들과는 농담처럼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한다. 근데 그게 꼭 현실이 돼서 정말 몇 년 간 계속 못 만나게 되더라.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됐는데, 오빠가 여기 있다는 게 얼마나 안정감 느껴지는지 이루 말할 수 없다. 몇 번 안 맞춰봐도 합이 잘 맞는다. 그간 맞춰왔던 호흡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더라. '못 만났던 시간 동안 저 사람 안의 생각과 내면의 많은 것들이 변화됐구나'라는 것도 느껴져 좋다. 원래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지만, 더 여유가 있어졌더라. 그런 기운들이 연습실에서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주기도 해 반갑고 행복하다."

-신성록, 이규형 등 남자 캐스트가 모두 바뀌었다. 호흡은 어떤 것 같나.
"각자의 매력이 다 다르다. 필석 오빠는 나이가 주는 무게감이 확실히 있고 촉촉한 눈매를 보면 왠지 많은 사연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웃음) 신성록은 굉장히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더라. 내가 신성록이 연기한 '엘리자벳' 죽음을 보고 반해서(웃음) 그런 면이 더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이규형은 워낙 입담이 좋으니까. 적재적소 재치 있게 애드리브를 한다거나 말 맛을 살리는 맛이 탁월하다."

-과거 조승우와는 뮤지컬계 최불암·김혜자로 불렸는데, 이번에도 바라는 애칭이 있을까.
"새로 하나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팬 분들이 페어마다 정말 찰떡 같은 애칭을 지어 주시더라. 이번에도 기대된다."

〈사진=오디컴퍼니〉
〈사진=오디컴퍼니〉

-배우로서 스티븐 손드하임 작품으로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면.
"인간이 갖고 있는 내면, 본성, 심리를 잘 꼬집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하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됐다. 토드는 사실 처음엔 굉장히 순수하게 자신의 가족을 그렇게 만든 판사에게만 복수하기 위해 돌아온 건데, 묘한 합리화를 시키면서 나중에는 살인 연습을 하고, 누군가를 서슴없이 해하려 하지 않나.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도덕적 윤리는 외면하고, 결국엔 습관화 돼 판단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심리 변화를 대단하게 그려내는 것 같다."

-'스위니토드'는 런던을 배경으로 산업화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금 시대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먹고 사는 게 힘든 건 모든 시대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욕망, 이기심까지. 지금은 너무 잘사는 시대임에도 윤리 의식을 잃어버리고 본인의 이익만 따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많지 않나. 또 살인을 직접 저지르지 않고, 남에게 드러내지 않았다 뿐이지 속으로 생각하는 더러운 면들이 얼마나 많겠나. 그건 시대와 상관 없이 공감 되어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스위니토드'는 그런 부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과거 노래 등 실력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바 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됐을까.
"전혀 아니다.(웃음) 연기하는 배우들이나 노래하는 배우들이나 누구든 '내 연기는 대단하지, 난 노래 하나는 기가 막히지!'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가창력이 뛰어난 분들도 꾸준히 레슨을 받는 것으로 안다.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지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닐까 싶은데, 그런 고민을 털어놨을 때가 '닥터지바고' 초연 때였을 것이다. 대극장 여주인공으로 처음 서는 큰 작품이었던 터라 부담감에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지금도 연기 노래 다 어렵다."

-'스위니토드' 컴백 역시 다양한 이유로 부담이 될 것 같은데, 어떤 결심으로 한 선택인가.
"일단 3년 동안 일만 해서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상반기는 강제로 쉬었다. 쉬면서 '다음 작품으로 공연은 꼭 한 편 해야 겠다'는 의지가 생기기도 했다. 근데 다른 작품 촬영이 있어 고민하고 있던 찰나, 감사하게도 '스위니토드' 제작사 대표님이 그 시간을 기다려 주셨고, 다행히 그 작품도 대본이 늦춰지면서 촬영 시기도 변경 돼 온전히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 다행이다. 정말 공연이 너무 하고 싶었다."

-휴식은 온전히 취했나.
"사실 마음은 더 쉬고 싶었는데(웃음) 돈도 벌어야 하고, 이 시기가 아니면 '스위니토드'를 언제 또 할지 모르니까 '꼭 해야겠다'는 의지로 움직이게 됐다."

-매체 활동을 시작하면 스케줄 등 다양한 이유로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되는 배우들이 많다.
"난 아직은 카메라보다 무대 위가 더 편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배우로서 활동할 수 있는 분야를 확장한 것이지 옮겨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공연은 항상 재미있고, 그립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 물론 스케줄 문제로 선택되어지는 시기는 달라지겠지만, 난 공연이 참 좋다. 아무래도 공연은 연습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나. 다 같이 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쌓여 배역에 투영되고, 상대방과의 호흡에도 연결 된다. 그 과정과 결과가 좋다. 무대에 올라갔을 땐 그 위에서 연기한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짜릿하다. 단 하나 올라가 있는 것일 뿐인데도 조명을 받으면 그렇게 짜릿할 수 없다.(웃음) 또 관객 분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니까 즉각적인 반응까지 느낄 수 있다. 커튼콜 때 인사하고 한 작품을 끝냈을 때 기분도 중독성이 엄청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재연작 위주로 선택하게 되는 것 같은데, 초연작에는 관심이 없나.
"초연도 당연히 하고 싶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제의를 주셔야 할 수 있는 입장이다 보니까.(웃음) 하고 싶은 어떤 특정 작품이나 인물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 씩은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굉장히 냉철하고 차가운 캐릭터도 만나고 싶다. 꼭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매체 활동과 공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공연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내 의지와 생각이 확실히 강하다. 이번에 '스위니토드'를 하면서 더 느끼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까 상황 때문에 휩쓸려 갈 때도 있지 않나. 근데 결국엔 선택을 했다는 것, 다시 연습을 하고 있는 요즘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 '이거 잊으면 안되겠다'는 다짐도 또 했다. 뮤지컬이건 연극이건 할 수 있는 선에서 꾸준히 하고 싶다."

-'슬의생' 채송화 캐릭터를 통해 유입 된 팬도 많지 않나. '스위니토드'를 보면 놀랄 것 같기도 한데.
"나도 궁금하다.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아직 채송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돼 있는 분들은 러빗부인을 보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저런 모습도 있네?' 하면서 재미있게 좋게 받아들여 주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나도 반응을 꼼꼼히 살펴 볼 생각이다."

-'슬의생'을 함께 한 배우들도 관람 약속을 했나.
"아~마 올 것 같다. 이렇게 말했는데 안 오면 어쩌지. 하하. 일단 '스케줄 나오면 알려 달라'까지 말한 상태다."

〈사진=오디컴퍼니〉
〈사진=오디컴퍼니〉


-원래 도전을 좋아하나.
"어릴 때부터 보여지는 이미지에 국한시켜 '넌 이것 밖에 못 할 거야' '여기까지 일거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왜?' 하는 마음이 들었다. 다양한 작품들을 선택하려는 계기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는 성격인데(웃음) 작품과 캐릭터 앞에서는 좀 다르다. 막상 욕심나서 선택하고 나면 후회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도망가고 싶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근데 피땀 흘려가며 노력한 결과를 좋아하고 박수 쳐 주시는 것 때문에 힘들었던 건 또 잊어버리고 또 하고 또 하고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스위니토드'도 그 연장선인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안하겠다고 계속 했던 역할이었다. 당시에는 30대 중반이었다. 40대 이상의 여자라고 명시돼. 프로덕션이 풍채있고 연령대 있는 배우들이 했던 역할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여러가지로 나와는 맞지 않는다.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다양한 러빗들을 보면서 아 이건 뭔가 정형화 돼 있는 인물은 아니구나. 연기로 해낼 수 있는 역할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이 역할은 선택하고 난 이후에는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재미있어지더라. 연습할 때도 굉장히 재미있게 했다.

-최근 영화·뮤지컬 등 티켓 가격 상승에 대한 이슈가 조금씩 불거지고 있다. 배우가 관여할 영역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직접 무대에 서는 배우로서 느껴지는 책임감은 있을 것 같다.
"예전부터 티켓을 구매하고 그 시간대에 공연장에 와 주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체감했다. 그래서 배우들도 더 열과 성의를 다해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 하는 것 같다. 말씀하신 것처럼 가격 책정은 배우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 가격이 그냥 '돈을 많이 벌어야지'라는 이유로 책정 됐다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계산 할 수 밖에 없는 과정이 있을 것인데, 배우가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최대한 좋은 작품 보여드리는 것 뿐이다. 모든 작품이 그랬지만, 이번 작품은 더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무엇보다 처음 제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에게는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 수 있을지 아닐 지가 중요한 것 같다. 뮤지컬을 많이 접하셨던 분들이 보기에도 '스위니토드'는 쉽게 다가오는 뮤지컬은 아니다.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와 되게 기괴해, 잔인해' 여러가지 감정들이 느껴질 수 있는데, 우려심을 갖고 '더 재미있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크다. 한편으로는 팀 버튼 영화를 보고 와 주셨으면 싶기도 하다. 그럼 이 공연을 더 많이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

-티켓 파워가 일찍이 증명 된 배우인데, 팬들이 꾸준히 사랑과 신뢰 보내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내가 그런가. 항상 남자 배우들에 업어가서. 하하하. 꾸준히 제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팬 분들이 계신 것 같기는 하다. 가장 가까운 팬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선택하는 작품들이 좋다' '신뢰가 간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간 했던 모든 작품들은 내가 정말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작품들이기는 하다. 하나 하나 선택할 때마다 신중하게 고려했고, '전에는 이런 인물 했었는데, 그 다음에는 어떤 인물을 표현해야 재미있어 할까?' 고민도 했다. 대극장이든 소극장이든 다양한 선택으로 지겹지 않게, 그럼에도 의지에 부합되는 작품을 이야기 하고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선택해 왔었는데, 그 분의 말에 의하면 그런 선택이 신뢰를 쌓게 만든 것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애착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내가 주연상을 새 캐릭터로 받았다. '원스' Girl, '어쩌면 해피엔딩' 클레어, '스위니토드' 러빗부인인데 신기하게 이 세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스트레스 덜 받았던 것 같다. 무대 위에서도 즐거웠고. 마침 그런 작품들이 상까지 받아 인정받은 느낌이 든다. 스스로 즐거워 한 것이 연기할 때도 드러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애정 하는 작품도, 꼭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도 이 세 편이다."

-이제 현장에서도 선배 입장이 되지 않았나.
"그래도 원래 과반수 이상은 알았는데, 대극장에 앙상블까지 있는 작품을 6년 만에 오르다 보니까 모르는 배우가 더 많아졌다. 선배도 몇 명 없다. '아, 세월 가는 줄 몰랐구나'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하하. 내가 처음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나를 처음 보는 분들도 같이 어려워 하는데, 조금만 알게 되면 뭐. 선후배를 떠나 장난도 많이 치고 말도 많이 하면서 최대한 편하게 지내려고 한다. 물론 역할에 따라 연습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지기는 하는데, 이 작품은 아줌마처럼 말이 많아져 지금도 말을 많이 하고 있다.(웃음)"

-공연 이후 차기 행보도 결정됐나. 곧 연말인데 내년에 바라는 점이나 계획이 있다면,
"그 즈음 즈음들로 해서 정해져 있는 일정은 있다. 공연은 아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42살 되는데…. 마흔 살도 잘 넘겼으니까. 때마다 나이를 잘 먹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크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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