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로 목까지 찬 ESG 당위성

2022. 11. 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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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지피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난 몇 년간 세계 경제계 최대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이 발달하면서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가령 일자리 감소라든지 빈부격차 심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일부 기업에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 역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했다. 또 다른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닷컴, 페이스북 모두 기후변화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바야흐로 ESG 경영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환경문제와 사회문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기업의 친환경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다.

기업이 ESG 경영을 도입해야 하는 데는 지속 가능한 기후 환경과 사회를 위한 동참이라는 명분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다. 첫째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 미국 청정구매법 등 탄소중립 관련 정책들의 발효, 둘째 글로벌 ESG 공시 규제 및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의 단계적 공시 의무화, 셋째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업 안전과 재해 예방을 위한 관련 법령의 시행, 넷째 ESG 활동에 따른 공급망 관리 등이 그것이다. 현재가 관련 규제들의 자발적 이행을 위한 '준비기간'이라면, 2~3년 후에는 관련 규제들이 강제 의무화될 예정이다. 따라서 ESG 경영 준비에 대한 지출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의 개념으로 보이겠지만 추후 발생할 비용을 예방하고 준비하는 투자의 개념으로 여기고 준비기간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ESG 경영 트렌드는 소비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앞다투어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며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9월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립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SK그룹 역시 지주사인 SK(주) 안에 위원회를 설치했다. LG화학·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LG 주요 계열사에도 관련 조직이 만들어졌다. 네이버는 대표 직속 기구로 ESG 추진전략 수립 및 정책 점검 역할을 담당하는 ESG 책임투자팀을 운영중이다.

지난 2월 대통령선거 TV토론에서 'RE100'이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됐었다. RE100에는 애플, 구글, GM, 골드만삭스 등 350여개 글로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RE100은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 환경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국제기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가 함께 개최한 2014년 '뉴욕 기후 주간'에서 시작됐다.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GP)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제철 등 총 10여개의 기업에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한국판 뉴딜 2.0중 하나인 '그린뉴딜2.0'에서 2050 탄소중립이라는 신설 과제도 추가했다.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역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들 사이에서 ESG 관련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각 기업과 기관에서도 전문 인력 채용이나 교육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의 ESG 개념 정립 수준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려는 노력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독자적인 대응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협력하고 소통하며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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