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캠퍼스 둘러본 스페인 총리, ‘삼성 구애 ’ 본격 나서나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ightside@mk.co.kr) 2022. 11. 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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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삼성 평택캠퍼스 방문, 협력 방안 논의
지난 8월 한종희 부회장과 현지서 접견도
현지 매체 “삼성 경영진 곧 스페인 방문할 것”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스페인이 글로벌 기업의 5nm(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급 반도체 칩 생산 공장을 유치하려는 가운데 유력 후보인 삼성전자와의 관계 좁히기에 나섰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난 8월과 이달 잇달아 삼성전자 관계자와 만난데 이어 현지에서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공장 건설을 논의하기 위해 곧 스페인을 방문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 등 현지 매체는 최근 “산체스 총리가 삼성에게 구애하기 위해 15만킬로미터(km)를 여행했다”면서 “삼성전자는 유럽 생산 거점으로 스페인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협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팀이 깊은 논의를 위해 곧 스페인을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방한 중인 산체스 총리는 지난 17일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1라인을 둘러봤다. 스페인 총리가 국내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은 것은 처음으로, 삼성전자 측에서는 경계현 반도체(DS) 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산체스 총리는 삼성전자 측과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스페인에 유치하기 위해 구애하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논의 끝에 스페인 측이 유치를 낙관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 측은 어떠한 보증도 하지 않았다.

방한 중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17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해 양국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대표이사 사장, 산체스 총리,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월 스페인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반도체 및 마이크로 칩 산업에 122억5000만유로(약 17조8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당시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경제부 장관은 “그간 스페인에서 반도체 칩 산업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지원, 약속, 비전, 일관된 전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스페인이 이 분야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반도체 칩 산업 육성 계획의 일부로 스페인 정부는 5nm급 반도체 칩 생산 공장 유치에 힘쓰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8월 말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과 만나 투자를 권하기도 했다.

현재 유럽에 반도체 칩 생산거점이 없는 삼성전자는 고려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 2곳,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플래시 공장과 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다만 최근 미중 갈등으로 인한 수출 통제 등으로 거점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첫 유럽 생산 거점이 스페인이 될 지는 미지수다.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도 글로벌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이미 지난 3월 베를린에서 약 150km 떨어진 마그데부르크에 인텔의 반도체 칩 생산 공장 2곳을 유치한 상태다. 유럽뿐 아니라 최근 IT 제품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칩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도 경쟁 상대다.

한편 삼성전자는 TSMC, 인텔 등 경쟁사의 움직임을 지켜본 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계현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외에 글로벌 지역 투자는 현재로서 확정한 것은 없지만 다방면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필요하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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