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무기화' 휘두르는 러···몰도바 가스관 추가 차단 경고

장형임 기자 2022. 11.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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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혹한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또 한 번 에너지 카드를 빼 들었다.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거쳐 몰도바로 향하는 가스관의 공급 물량을 28일부터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전방위적 공세에 대응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전력시설 등 민간 기반시설을 포격한 데 이어 유럽행 가스 공급에 대한 협박 메시지를 전하며 '추위'를 무기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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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원유 상한제' 제재 앞두고
"28일부터 공급물량 줄일 것"
우크라 킨부른까지 진격에
'인도주의적 재난' 보복 나서
[서울경제]

겨울 혹한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또 한 번 에너지 카드를 빼 들었다.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거쳐 몰도바로 향하는 가스관의 공급 물량을 28일부터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가격상한제 시행을 서두르는 한편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탈환한 데 이어 ‘최후의 고지’인 킨부른까지 진격하자 자국의 군사·경제적 타격을 ‘인도주의적 재난’으로 되갚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날 가스프롬은 성명에서 “몰도바에 공급하기 위해 수드자 가스관에 전달한 물량과 실제로 몰도바에 도착한 물량에 차이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가 가스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계속 (공급량의) 불균형이 관찰된다면 손실 규모만큼 가스 공급량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가스관은 그동안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등 유럽행 가스관을 잇따라 걸어잠그며 남은 마지막 서유럽행 수송로였다. 가스 감축 조치가 몰도바행 물량에 국한되지 않고 결국 유럽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은 전날 대비 9.73%나 치솟은 127.67유로에 마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에 내년 1월부터 네덜란드 TTF에 대해 1㎿h(메가와트시)당 275유로를 기준으로 한 가격상한제를 1년간 시행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고 24일 에너지이사회 특별회의에서 시행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 7개국(G7)과 EU는 그간 추진해온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배럴당 60달러)를 다음 달 5일부터 실시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고 이날 EU 대사진 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내리기로 하며 실질적인 경제 제재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우크라이나는 여세를 몰아 ‘마지막 경계선’으로 꼽히는 킨부른 공략에 나서며 러시아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하부의 킨부른반도 서부 지역을 대부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킨부른은 헤르손 철수 이후 새롭게 구축된 러시아군 방어선과 수십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수상교통을 통제할 수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 같은 전방위적 공세에 대응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전력시설 등 민간 기반시설을 포격한 데 이어 유럽행 가스 공급에 대한 협박 메시지를 전하며 ‘추위’를 무기화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렘린궁은 이번 겨울 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바꾸고 싶어한다. 우리가 살아남고 러시아가 추위를 공포와 굴복의 도구로 바꾸는 것을 막으려면 많은 것이 필요하다”면서 발전기 및 의료장비 지원 등을 요청했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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