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논알콜' 월드컵...팬들은 사막에서 맥주 찾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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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인 카타르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경기장 근처 주류 판매 및 음주를 금지하자 축구 팬들은 술을 파는 식당을 찾아 공유하거나, 입장 전 맥주를 왕창 마시고 가는 식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월드컵 역사상 주류 판매 금지는 처음으로, 경기장에서는 논알콜 맥주인 버드 제로만 마실 수 있게 됐다.
축구 관람 문화 중 하나인 맥주를 마시려면 만 21세 이상 외국인 상대 주류 판매가 허가된 레스토랑이나 바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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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인 카타르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경기장 근처 주류 판매 및 음주를 금지하자 축구 팬들은 술을 파는 식당을 찾아 공유하거나, 입장 전 맥주를 왕창 마시고 가는 식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카타르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갑작스레 결정을 뒤집은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
23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팬들은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당초 공공장소 음주가 불법인 카타르는 월드컵을 위해 경기장 인근 지정 구역에서 맥주를 팔기로 했다. 하지만 왕실 요청으로 개막 이틀 전 FIFA는 맥주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월드컵 역사상 주류 판매 금지는 처음으로, 경기장에서는 논알콜 맥주인 버드 제로만 마실 수 있게 됐다.
술집 찾아 왕창 마신 채 경기장 입장... 사장님이 '구세주'
급작스러운 결정으로 팬들은 고심에 빠졌다. 축구 관람 문화 중 하나인 맥주를 마시려면 만 21세 이상 외국인 상대 주류 판매가 허가된 레스토랑이나 바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FIFA에서 마련한 팬 존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도 오후 7시~오전 1시까지 6시간만 주류 판매가 이뤄진다.
팬들은 우선 집단 지성을 활용해 카타르 내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곳들을 공유하고 있다. '2022 월드컵-카타르 알코올 맵'이라는 참여형 지도에는 주류 판매가 가능한 레스토랑이나 바가 표시돼 있는데, 제보 등을 바탕으로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입소문이 난 곳은 축구팬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 이 중 도하의 영국식 펍 '레드 라이온'은 맥주를 찾아온 잉글랜드 팬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 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이곳 가게 주인은 맥주에 굶주린 영국 팬들에게 '월드컵 히어로'로 여겨진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술을 마실 수 있을 때 왕창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뉴욕타임스는 "카타르의 새로운 금주 규정은 팬들이 더 짧은 기간에 많이 마셔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한 축구 팬은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한 번에 5병을 마시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팬들은 카타르의 문화를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FIFA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축구서포터즈 연합은 "팬마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짜 문제는 팬들을 위한 조직위원회의 소통과 명확성의 부재"라며 "이런 문제를 설명도 없이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약속인들 믿을 수 있겠느냐"라고 성명을 냈다. FIFA의 압력으로 2014년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이 경기장 내 음주 금지를 해제하기도 했던 상황과 판이하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1,000억 원 규모의 스폰서 계약을 맺은 맥주 회사 버드와이저도 씁쓸하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선물'로 재고를 떨어내기로 했는데, 이들은 "우승국이 버드와이저를 갖는다. 누가 가질 것인가"라는 글과 함께 엄청난 양의 맥주가 쌓여 있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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