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아편" 게임 때리던 중국...경제 어려워지자 슬그머니 '규제 완화'

조영빈 2022. 11.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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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아편"이라며 게임 산업을 집중 규제했던 중국이 슬그머니 '게임 규제' 완화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부작용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 정보통신(IT) 업계 재부흥을 위해 게임산업 규제를 완화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게임업계도 "10대 게임 중독 문제가 해소됐다"는 CADPA의 보고서를 규제 완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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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대 게임 중독 해결"...규제 완화 시그널
게임 판호 발급도 재개...중국 빅테크 숨통 
코로나 경제 위기 탈출 위해 기조 변화 해석
중국의 한 청소년이 휴대폰으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차이신 기사 화면 캡처

"게임은 아편"이라며 게임 산업을 집중 규제했던 중국이 슬그머니 '게임 규제' 완화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부작용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 정보통신(IT) 업계 재부흥을 위해 게임산업 규제를 완화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음향·영상·디지털출판협회(CADPA)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18세 미만 미성년자 게임 이용자 75% 이상의 1주일간 게임 시간이 3시간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에 응한 부모의 15%가 자기 자녀가 온라인 게임 계정에 몰래 돈을 충전했다고 응답했으나, 전년 조사 결과(28.6%)보다 감소했다"면서 "미성년자의 게임 중독 문제가 기본적으로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게임에 대한 기존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청소년 온라인 게임 시간을 1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게임 이용 규정을 발표하는 등 '미성년자 게임 중독'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겨왔다. 관영 언론들도 그동안 "온라인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정부 규제에 힘을 실어왔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만 해도 중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줄어든 738억 위안(약 14조 원)에 그쳤다. 중국 게임 업계 쌍두마차인 텐센트와 넷이즈는 시장 규모 축소를 견디지 못하고 최근까지 인력 감축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CADPA의 보고서가 나오자 시장 분위기는 크게 바뀌고 있다. 중국 게임업계도 "10대 게임 중독 문제가 해소됐다"는 CADPA의 보고서를 규제 완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이 게임 산업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것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신호"라며 "게임 업계에 도움이 되는 조치들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16일 70개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판호(版號·게임 서비스 허가)도 발급했다. 규제에 시련을 겪고 있던 텐센트도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판호를 획득했다. 중국 관영 인민망은 17일 "게임 기술은 5G,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게임 산업 육성 필요성까지 강조하고 나섰다.

게임 산업에 대한 중국의 기조 전환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경기 침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빅테크(거대 정보통신기업)들이 게임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일정 수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중국 정부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며 "경기 부양을 위한 동력 하나가 아쉬운 중국으로선 정책 전환이 불가피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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