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 놓칠까”…화물연대 파업에 유통업계 예의주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2. 11. 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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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총파업 돌입…약 5개월 만에 또
화물연대 “안전운임제가 ‘윈윈윈’ 하는 길”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약 5개월 만에 재차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 차례 파업으로 물류난에 시달렸던 데다 월드컵 대목 매출마저 놓칠 수 있단 우려에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오는 24일부터 총파업에 나선다.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차종·품목 확대 ▲안전운임제 개악안 저지 등이 파업 이유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 도입됐다. 전날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가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시행을 3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화물연대는 ‘개악’에 불과하다며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지난 6월에도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파업은 일주일 뒤 종료됐지만, 곳곳에서 물류망에 차질이 생겨 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업계에서는 지난 6월 파업 당시 업계 전반의 피해액 규모가 2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오비맥주의 경우 한때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의 맥주 출하량이 평소의 20%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제주삼다수 역시 내륙으로 운송하는 제품의 양이 평소보다 30~40% 수준으로 감소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군 관계자들이 국토교통부 비상수송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요 기업들은 반년 전 직격탄을 맞았던 쓰라린 기억도 있지만, 월드컵 대목이라는 점에서 더 긴장하는 분위기다. 파업이 시작되는 오는 24일에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주류업계의 경우 총파업이 예고된 뒤부터 제품을 물류센터와 도매상으로 옮기고 있어 당장 큰 피해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미리 물량을 거래처에 보내는 등 유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화물연대 소속 기사의 비중이 크지 않아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역시 당분간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신선식품 등을 유통하는 업체의 피해가 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산품의 경우 물류 수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도 생산한 재고를 추후에라도 소화할 수는 있다”며 “문제는 신선식품 배송이나 유통기한이 짧은 밀키트, 즉석식품, 가공식품 등을 유통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막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으로 차주와 운송업체, 화주가 모두 상생하는 길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대 관계자는 “안전운임제야말로 화주, 운수사업자, 화물노동자가 모두 ‘윈윈윈’ 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제도의 지속과 확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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