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테슬라 생산기지 요청에…머스크 "韓 최우선 후보지"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2. 11. 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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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회동 불발 이후 영상면담
'위성인터넷' 사업 협력도 제안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영상 면담을 하고 테슬라가 한국에 적극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머스크 CEO와 영상으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향후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기로 한 것을 들었다고 말하면서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 투자 여건을 설명한 후 "한국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머스크 CEO 역시 "한국은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과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는 전제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해당 발언 당시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였고, 뒤에 단 단서보다는 앞서 언급한 '한국이 최우선 투자 후보지'라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고 전했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세우고 있는 리튬이온전지 공장이다. '기가'라는 이름처럼 '10억'와트(W)를 기본 단위로 대량생산해 생산능력을 키우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핵심이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독일, 중국 등에 기가팩토리를 세운 바 있다. 한국은 배터리 강국인 만큼 기가팩토리 유치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윤 대통령이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한국 기업들과의 공급망 협력도 대폭 확대해 2023년에는 한국 기업에서 부품을 구매한 금액이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에 기가팩토리를 대표로 한 투자 유치를 요청하는 한편 스페이스X를 비롯한 위성·인터넷 관련 협력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의 스페이스X는 세계 최초로 궤도 발사체 재활용 등에 성공한 회사다.

한국 역시 최근 독자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우주경제 시대를 열기 위한 비전을 마련한 다음 실행해나가는 만큼 이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항까지는 나오지 않았으나 인터넷망과 관련해 협력하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머스크 CEO에게 "글로벌 첨단 혁신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개혁해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B20 서밋에서 조우하기로 했으나, 머스크 CEO가 일정을 변경하면서 이번 영상 면담으로 대체됐다. 워낙 머스크 CEO가 괴짜로 유명한 데다 돌출 행동이 많아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날 약 30분간의 영상 면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머스크 CEO가 오히려 대통령 말을 많이 들으려 하는 등 평소의 '괴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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