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수시입출금은 축소 고금리 예적금은 과다 반영

시중은행 대출금리 산정 방식 논란
수신자금 활용 코픽스 산정때
자유입출금 조달비용 덜 반영
시중은행 예대마진 확대 지적

초저금리로 조달하는 요구불예금이 대출금리 산정에 과소 반영되는 탓에 예대마진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연 최대 2% 수준인 요구불예금 조달비용은 축소 반영하고, 연 최대 10%를 넘나드는 예·적금 조달비용은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하는 탓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분기마다 당기순이익 신기록을 경신하며 예대마진 논란이 확산 중이다.

23일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 산정 방식에 대해 "흔히 통장에 입금해두고 언제든 인출해 사용할 수 있는 저금리 요구불예금은 고금리의 예·적금 납입액보다 작은 비중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요구불예금은 일반 금융소비자가 통장에 예치해두는 자금을 뜻하는데, 기업의 자유입출금 예금과 함께 '결제성자금'으로 분류되는 항목이다. 결제성자금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어느 시점에 인출될지 예측할 수 없어 대출상품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대출상품 금리 산정의 기초가 되는 코픽스 계산 과정에서도 결제성자금 금리는 제한적으로만 반영되고 있다. 3개 코픽스 가운데 신규 취급액과 잔액 코픽스에는 9개 수신자금(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양도성예금증서 등)만 반영해 결제성자금이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저금리로 조달하는 결제성자금이 반영되지 않아 은행권 예대마진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신설한 것이 신잔액 기준 코픽스다. 신잔액 코픽스에 3개 수신자금(기타예수금·기타차입금·결제성자금)을 추가했지만 이 가운데 결제성자금도 일부분만 활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잔액 코픽스를 도입할 당시 언제 인출될지 모르는 결제성자금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현재는 최대 연 10%를 넘나드는 예·적금 상품 금리가 대출금리 산정에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고, 연 2% 안팎 수준인 요구불예금은 일부만 반영되고 있다. 이 같은 코픽스 산정 체계를 감안해 시중은행으로서는 예·적금 금리를 적극 인상할 유인이 큰 상황이다.

[문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