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더 걱정" 말라가는 식수에 시름하는 완도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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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비를) 안주시는 걸 어쩝니까."
23일 찾아간 전남 완도군 금일읍 척치마을에 조성된 금일저수지(상수원)는 완전히 말라버리기 직전이었다.
금일읍 주민 1천390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곳이지만 극심한 가뭄 때문에 남은 저수량은 고작 4.3%에 불과했다.
이날 금일저수지와 주민들을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현장에 와서 보니 상황이 심각하다"며 "광역상수도망 설치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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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하늘이 (비를) 안주시는 걸 어쩝니까."
23일 찾아간 전남 완도군 금일읍 척치마을에 조성된 금일저수지(상수원)는 완전히 말라버리기 직전이었다.
금일읍 주민 1천390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곳이지만 극심한 가뭄 때문에 남은 저수량은 고작 4.3%에 불과했다.
물이 빠져버린 경사지 곳곳에는 무성한 풀이 자라났고, 저수지로 유입되던 야산의 물길도 바짝 말라버렸다.
'새 발의 피'만큼의 양이라도 보태보고자 농업용으로 쓰던 지하수까지 끌어오고 있었다.
형편이 그나마 나은 인근 섬에서 매일 300t의 물을 철부선에 실어 나르는 것도 모자라 이날부터는 135t을 또 다른 지역에서도 공수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에도 물은 턱없이 부족해 금일도 주민들은 2일 급수에 4일 단수라는 극한의 상황에 처했다.
급수일에는 반드시 큰 대야에 물을 받아놔야 한다고 했다.
단수를 대비한 저장의 목적도 있지만, 물에 섞여 나오는 흙과 모래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서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지만 보일러 온수를 사용할 수 없어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씻을 물을 데우고 용변을 볼 때마다 받아놓은 물을 떠 가야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일부 주민들은 생수를 사기 위해 매번 콜택시까지 동원해야 했다.
생수를 살 수 있는 유일한 마트가 마을과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데다 무게가 상당해 직접 옮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 김순길(77) 씨는 "당장 먹을 물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다"며 "이틀이라도 물이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이 없으니 생활 불편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지하수라도 이용할 수 있게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정이라도 설치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금일저수지와 주민들을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현장에 와서 보니 상황이 심각하다"며 "광역상수도망 설치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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