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공계 한인교수 3500명 … 美서 안돌아오는 까닭은
일자리 적고 급여 차이 커
외국이 커리어 설계 유리
기술이 패권을 좌우하는 시대에 고급 이공계 인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열쇠'가 되고 있지만 정작 한국 연고 고급 이공계 인력은 한국이 아닌 미국 등 해외에서 연구를 이어나가는 사례가 많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미국 대학에서 이공계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한국계만 35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에 있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들에게 귀국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한국에서 연구하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일자리가 없거나 대우 차이가 커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23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재미 한국인 고급과학기술 인력 규모와 특성 분석: 미국 대학에 재직 중인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대학에서 이공계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한국계만 348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성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찾아내고, 이들에 대한 추가 정보를 파악해 한국 연고 과학기술자인지를 확인해 얻은 결과다.
송하중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정책연구소장은 "기업이나 연구소로 간 인력까지 고려하면 미국에서 근무 중인 한국 연고 이공계 박사는 4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는 실제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외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공계 박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구자 다수는 "한국에서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도 "연봉과 커리어 설계 등 차원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일부는 미국에서 받던 연봉의 70~80%만 받더라도 한국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의료계열 공학박사 역시 "국내에서 전공 분야를 살려 기업에 취직하거나 학계에서 자리를 잡을 기회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미국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경험과 배움 등에서 훨씬 좋은 환경인 것은 맞지만 생활하는 데 불편이 커 언젠가는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처우 문제 역시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외국에 남게 하는 이유다. 다른 기초과학 분야의 한 박사는 "연구소나 산업계 모두 한국과 미국 간 연봉 차이가 상당하다"며 "미국에선 외국인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어 커리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역시 "가족을 보기 힘든 점, 생활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연봉이 70~80%로 줄어도 정년만 보장된다면 귀국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근무하는 한 엔지니어는 "국내 이직을 고려해보지 않았는데, 현재 받는 대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주어진 임무가 마음에 든다면 70% 수준 급여라도 생각해볼 만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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