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핵심' 김만배도 출소 … 굳게 닫힌 입 열릴까

"천화동인에 李시장측 지분"
잇단 폭로 의혹 풀 당사자
유동규·남욱과는 다르게
"법정에서만 말하겠다"
정진상은 구속 적부심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이로써 김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전 성남도공 전략사업실장, 제보자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 전원이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됐다. 김씨는 석방에 앞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별도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을 뜻을 확실히 했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돼 있던 김씨는 24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김씨는 이날 석방에 앞서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 여러모로 송구하다"면서 "인터뷰하지 않음을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법정 밖에서 장외 폭로를 하는 것과 자신의 행보는 다를 것이라고 분명히 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구속된 이후 1년간 수감생활을 해왔는데 25일 0시를 기해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김씨의 석방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그가 '대장동 의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루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관문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석방된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뒷돈을 전달했다는 폭로를 이어오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형제들이라고 불렀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을 거론하며 폭로를 시작했다. 여기서 형제들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 부원장으로 해석된다.

지난 21일 석방된 남 변호사도 지난달부터 "김만배 씨가 2015년 2월께 '대장동 지분 37.4%는 이재명 성남시장 측근의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2일 그는 기자들에게 자신이 대선 자금을 대준 이 대표가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한 점을 진술을 바꾼 주요 이유로 들었다. 또 남 변호사는 "(김만배) 형이 내 징역을 대신 살아줄 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지난해 각각 부정처사 후 수뢰죄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후 1년 가까이 부인하거나 함구해온 '이재명 측근 대장동 지분 보유설'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유 전 본부장이나 남 변호사와 달리 '함구'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남 변호사의 최근 폭로 그 자체만으로는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 남 변호사의 폭로 대부분은 김씨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전언'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정 실장은 이날 법원으로부터 구속 여부가 타당한지 심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양지정 전연숙 차은경)는 이날 오후 정 실장에 대한 구속적부심 심리를 진행했다. 법원은 정 실장의 구속적부심 심사를 마치고 24시간 이내에 결론을 내게 된다.

지난 19일 부정처사 후 수뢰죄 등 혐의로 구속된 정 실장은 구속 이틀 만인 지난 21일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정 실장은 2015년부터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 등 3명 공동으로 남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에게 대장동 민간 개발 특혜를 제공하는 대신 최종 대장동 수익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또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업자들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와 위례신도시 개발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대장동 일당에게 알려줘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도 받는다. 법원은 지난 19일 정 실장에 대해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윤식 기자 / 이창훈 기자 / 조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