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이폰 공장서 폭력 시위...“폭스콘 노동자, 미지급 임금 달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각지의 봉쇄 조치가 잇따르는 가운데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 갇힌 수백 명의 노동자가 폭력 시위를 일으키며 충돌 사태를 빚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이폰을 제조하는 정저우 폭스콘(Foxconn) 공장에서 전날 밤 수백 명의 노동자와 회사 보안 요원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해 이날 오후까지 계속됐다. 트위터 등에는 양측이 몸싸움을 하며 맞서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고, 한 회사 직원은 이 과정에서 노동자 여러 명이 다치고 경찰이 현장 출동했다고 전했다. 영상 속 일부 직원들은 쇠파이프와 철제 펜스, 의자 등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것은 임금 미지급에 대한 불만과 감염 확산에 대한 공포였다. 블룸버그는 노동자들이 제공되는 음식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약속된 보너스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회사 측이 제공하는 도시락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는 공장 직원들의 영상도 올라와 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지난달 중순부터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폐쇄 루프’를 가동한 채 공장을 운영해왔다. 감염 직원까지 공장 내 격리시설에 머물도록 한 조치에 불안과 공포를 호소한 직원들이 대거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당국은 이달 2일 폭스콘 공장을 전면 봉쇄하고 노동자 이탈을 방지했다.

폭스콘 측은 높은 임금에 채용공고를 내고, 기존 직원이 복귀할 경우 보너스를 약속한다며 생산 재개에 나섰다. 하지만 지속되는 봉쇄에 식량마저 제때 공급되지 않자 노동자들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중국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의 직원들이 시위 중 방역요원들과 충돌해 구타를 당하고 있다. <사진출처=블룸버그>

경찰과 방역요원들이 방역 규정 위반자를 폭력적으로 진압한다는 점도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건장한 남성 방역 요원 4명이 한 남성을 넘어뜨려 팔을 꺾어 제압하는 영상이 확산돼 화제를 모았다.

소상신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장면은 이달 1일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시 싱칭구에서 찍힌 것으로, 코로나19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호텔 격리중이던 남성이 호텔을 빠져나가려다 제압당하는 모습이다. 현지 방역 당국은 “가해자들은 격리 호텔을 통제하던 경찰”이라며 “폭력 행사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했으며 관련자들은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앞서 지난 11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되 정밀 방역을 하자는 취지로 20개 조치를 발표했다. 봉쇄 지역을 최소화하고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이후 코로나19 확산이 악화되면서 각지는 오히려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