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버려진 병뚜껑, 조각이 되다…엘 아나추이 개인전

황희경 2022. 11. 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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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작가 엘 아나추이(78)는 1990년대 후반 덤불에서 발견한 버려진 병뚜껑에서 새로운 조각 재료의 가능성을 찾았다.

병뚜껑 조각 외에도 나무 패널을 불로 지지고 그 위에 색을 입힌 목조 부조와 작가의 조각 작품에서 따온 패턴을 활용한 모노 프린트 등 아나추이의 다양한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신작 10점이 전시장 2곳에 나눠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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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아나추이 'New World Symphony' 전시 전경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가나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작가 엘 아나추이(78)는 1990년대 후반 덤불에서 발견한 버려진 병뚜껑에서 새로운 조각 재료의 가능성을 찾았다.

버려진 병뚜껑을 모아 두드려 펴거나 꼬고, 때로는 자른 다음 구리선으로 연결해 완성한 조각은 멀리서 보면 잘 짜인 직물처럼 보인다.

아나추이는 2007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병뚜껑 조각으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2015년에는 평생의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베네치아 비엔날레 황금 사자상을 받았다.

조각 재료로서 병뚜껑의 재발견은 우연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아프리카의 역사도 담겨 있다. 사탕수수 재배에 아프리카 노예들이 이용됐고 사탕수수의 당밀로 만든 술은 서아프리카 해안으로 선적돼 노예와 물물 교환됐다. 이런 역사를 환기하는 의미에서 아나추이의 작품에는 술병의 병뚜껑만 사용된다.

아나추이의 병뚜껑 조각을 볼 수 있는 전시가 29일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2017년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특히 가로 6m, 세로 8m에 이르는 대형 병조각 작품이 눈에 띈다.

금빛 병뚜껑으로 만든 작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 작업보다 주름이 줄어들면서 더욱 섬세해졌고 조각이라기보다 회화 같은 느낌을 준다.

병뚜껑 조각 외에도 나무 패널을 불로 지지고 그 위에 색을 입힌 목조 부조와 작가의 조각 작품에서 따온 패턴을 활용한 모노 프린트 등 아나추이의 다양한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신작 10점이 전시장 2곳에 나눠 전시된다. 전시는 내년 1월29일까지.

전시 전경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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