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리더가 알아야 하는 역사
◆ 매경춘추 ◆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던 시절 인간은 주변의 맹수나 약탈 등 생존과 관련된 위협에 늘 직면했다. 이런 위협감은 두려움을 낳았다.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던 중 사람들은 함께 사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집단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위협은 존재했다. 집단은 이런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리더가 필요했다. 만약 리더가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그 리더는 집단 구성원으로부터 버림받았고 권리를 박탈당했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고 극대화하는 쪽에 더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집단과 갈등이 시작되었다. 타 집단에 대한 약탈과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타 집단과의 갈등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더 큰 집단이 필요했고 집단들이 모여 더 큰 집단을 형성했다. 국가의 시작이었다.
국가가 만들어지니 국가를 총괄하는 리더가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집단의 리더들 중 왕이 옹립되었다. 지역봉건주의 중심에서 왕권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왕이 옹립된 것이니 왕은 국가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했다. 만약 집단의 이익을 거스르거나 안전을 이루지 못하면 왕이라도 폐위되고 새로운 왕이 옹립되었다. 귀족과 왕에게 주어진 권한과 힘은 사실 자신들이 가져서 시작된 것이 아닌 일반 집단 구성원들, 즉 평민들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일반 평민들의 요구에 잘 부합한 귀족은 영웅으로 칭송되었고 국가의 이익과 안정을 위해 노력한 왕은 위대한 왕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타인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귀족과 왕들은 평민들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권리에 더 집중했다. 이에 항의하자 탄압했고 많은 이들에게 상처와 좌절감을 주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자 지배계급에 대한 분노가 팽배해졌고, 결국 평민들은 자신들의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프랑스의 시민혁명, 공산주의의 등장, 민주주의의 개념은 사실 이런 분노에 기반해 발생한 현상이다.
민주주의가 시작되면서도 인간의 불안은 여전했기에 리더는 필요했다. 따라서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선출한 사람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었다. 과거의 아픔을 경험했기에 견제는 필요했다. 선출된 사람에게 주어진 권리는 한시적으로 제한했고 재평가를 통해 국민들이 주거나 빼앗는 쪽으로 시스템이 바뀌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두 개의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이다. 정치 권력은 선출직 정치인들이며 경제 권력은 자본을 많이 가진 집단들, 대개는 기업들이다. 물론 본인들이 노력해 이룬 산물인 점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두 개의 권력은 투표를 하거나 물건을 구입해준 일반 국민들에 의해 부여된 것이다. 역사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듯이 권력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나눠줘야 한다. 그 대상은 일반 국민들, 특히 약자들이 주 대상이 되어야 한다.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에 의해 받은 것이 배려나 사랑이 아닌 상처라면, 이 상처가 좌절감과 무기력감을 국민들에게 반복적으로 준다면 이는 분노의 감정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 분노가 만약 국민들의 기본적 정서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면 이는 큰 역사의 회오리를 야기할 것이다. 시대와 문화가 달라도 인간의 보편성은 변하지 않는다.
[정재훈 아주편한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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