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유플러스 "비혼 선언하면 결혼 직원과 똑같이 축하금·휴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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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도 결혼 축하금과 똑같은 혜택을 주는 '비혼 지원금'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LG유플러스의 비혼 지원금 안착 여부에 따라 재계 전반의 복지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도 예상된다.
다만 비혼 지원금을 받은 직원이 결혼을 하면 기존에 주어지던 결혼 축하금과 휴가 지원 대상에서는 빠진다.
LG유플러스 측은 또 비혼 지원금이 비혼을 장려하려는 의미가 아니라 비혼과 결혼에 대한 구성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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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기본급 100%·휴가 5일 주기로
5대 그룹 중 처음…"임직원 가치관 존중"
LG유플러스가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도 결혼 축하금과 똑같은 혜택을 주는 '비혼 지원금'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최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 문화가 확산하자 구성원 개인의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다.
LG유플러스의 비혼 지원금 시도는 LG그룹은 물론 국내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 중에서도 처음이다. LG유플러스의 비혼 지원금 안착 여부에 따라 재계 전반의 복지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도 예상된다.
"비혼 선언하면 기본급 100% 지급"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기본급 100%를 지급한다. 결혼을 한 직원에게 주어지는 결혼 축하금과 같은 액수다. 결혼 축하 차원에서 주어지는 특별 유급휴가 5일도 똑같이 주어진다.
비혼 지원금 대상은 근속 기간 5년 이상 직원 중 만 38세 이상이다. 별도의 확인절차는 없으며, 사내 경조 게시판에 본인이 비혼 결정과 관련한 간단한 메시지를 남기면 지원금이 지급된다. 다만 비혼 지원금을 받은 직원이 결혼을 하면 기존에 주어지던 결혼 축하금과 휴가 지원 대상에서는 빠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개인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발맞추기 위해 제도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결혼을 한 직원에게만 축하금과 휴가를 주던 기존 제도에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 변화에 적극 대응해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또 비혼 지원금이 비혼을 장려하려는 의미가 아니라 비혼과 결혼에 대한 구성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비혼 지원금, 5대 그룹 중 처음"
LG유플러스가 신설한 비혼 지원금은 LG그룹은 물론 5대 그룹 중에서도 처음이다. 5대 그룹 중 일부 기업들은 일정 기준을 충족한 미혼 임직원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할 뜻이 없음을 뜻하는 비혼의 명확한 개념을 미혼과 구분해 일정 금액과 휴가를 지급하는 경우는 없었다.
LG유플러스가 주요 기업 중 비혼 지원금을 가장 먼저 도입한 배경에는 통신사들의 사업 다각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포화 상태에 이른 기존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보안, 홈IoT(사물인터넷서비스), 콘텐츠, 반려동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인데, 모두 비혼 문화의 중심에 있는 2030세대와 교감이 중요한 사업들이다.
LG유플러스가 시도한 비혼 지원금에 대한 반응과 피드백이 긍정적일 경우 주요 기업들이 해당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도 높다. 싱글웨딩으로 불리는 비혼주의자들의 '비혼식' 문화까지 생겨났고 방송인 사유리 사례처럼 결혼은 하지 않지만 자녀를 출산해 가족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 적극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롯데 등 일부 대기업들은 기혼자와 미혼자 간 복지 균형 차원에서 미혼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운영 중인데, 비혼자 대상 복지 정책으로 확대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9월 1일부터 40세 이상 미혼 직원에게도 결혼 경조와 유사한 혜택을 제공하는 '미혼자 경조'를 시행 중이다. 일정 수준의 경조금이 지급되고 유급 휴가 5일이 주어진다. 결혼식장에 배달됐던 화환은 반려식물로 대체된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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