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마트시티 핵심 기술 ‘아크아이’ 출시… ‘네옴시티’ 수주 자신감

박수현 기자 2022. 11. 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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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부터 끝단 서비스 역량까지 갖춰”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우위… 관건은 ‘보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소재 '네옴시티' 전시관에 설치된 ‘더 라인’ 모형. 사우디 정부는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 넓이(2만6500㎢)로 짓는 저탄소 스마트 도시 '네옴시티'를 짓고 주거 지역 '더 라인'에 인구 900만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취재단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기업 관계자들은 디지털 트윈의 가능성에도 큰 관심을 보였지만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네이버의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인상적이라고 표현하는 분도 적지 않았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23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테크포럼’ 간담회를 마치고 조선비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강 리더는 이달 초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개선) 정책 대표와 함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우디 방문 일정에 동행, 현지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아크(ARC·AI-Robot-Cloud)를 소개했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저탄소 스마트 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약 2만6500㎢ 부지에 5000억달러(약 680조원)를 투자해 인구 900만명을 수용하는 도시를 짓는 대규모 공사다.

강 리더는 사우디가 네이버의 아크를 통해 진정한 미래형 도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네이버는 스마트 도시를 계획하는 단계부터 엔드 유저, 즉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들을 직접 개발해 관리하는 만큼, 단순히 디지털 트윈 기술만을 지원하는 해외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크(ARC·AI-Robot-Cloud) 설명도. /네이버랩스

아크아이(ARC eye)와 아크브레인(ARC brain)으로 이뤄진 아크는 로봇 친화형 건물의 뼈대다. 아크아이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 사용자와 로봇의 위치를 파악해 경로를 알려주는 역할을, 아크브레인은 건물 내 모든 로봇의 이동, 측위, 서비스 수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로봇으로 내부 공간을 3차원 측위하고, 이를 디지털 형태로 클라우드에 복제한 뒤 지도를 생성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강 리더는 “사우디가 네옴시티에 1784와 같은 로봇 친화형 건물을 세운다고 가정하면, 이들 건물에는 루키와 같은 로봇들이 돌아다니며 배달 등 서비스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라며 “택배 배달이라는 서비스를 매끄럽게 수행하려면 상품을 주문하는 시스템부터 잘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풍부한 커머스 경험을 갖고 있는 네이버는 이미 여기에 필요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키는 1784에서 네이버 임직원들의 커피, 택배 등을 배달하는 로봇이다. 현재 총 100대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각 층을 누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세계 디지털 트윈 산업 동향을 발표한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보유한 해외 유수기업은 많지만, 1784처럼 대규모 실내 공간에 이를 실현한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아크가 여기서 더 나아가 스마트 도시의 기반 시설로 쓰이기를 기대한다. 이때 아크아이는 항공기로 촬영할 수 없는 터널 속이나 다리 밑 모습까지 도시 전체를 디지털 공간에 재현하는 역할을, 아크브레인은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의 디지털 트윈을 자율주행도로를 고도화하거나 재난 상황에 대비한 대책 마련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네이버가 네옴시티 사업 수주를 탐내는 이유다.

백 리더는 “아크는 비용 효율 면에서도 업계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최근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화하는 데 약 700억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서울시는 아크를 활용해 거의 10분의 1도 안되는 비용으로 3차원 지도 ‘S맵’을 제작했다. 네이버는 항공기로 촬영한 사진에 AI 기술을 입혔고, 싱가포르는 수작업을 택해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아크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가 23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테크포럼’ 간담회에서 세계 디지털 트윈 산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네이버는 내년 아크 상용화를 목표로 이날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에 아크아이 솔루션을 우선 출시했다. 이 솔루션에는 지도 생성 로봇을 포함한 각종 장비와 3차원 측위 기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이 포함됐다. 네이버는 내년 중 기존 시설물과의 연동 등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해 아크브레인 솔루션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아크브레인 솔루션은 로봇들의 뇌를 대신할 클라우드와 5G 특화망(이음5G)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로 구성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디지털 트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침해 및 보안 문제는 숙제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아크로 만든 디지털 트윈 속 사람 얼굴, 자동차 번호판 등은 모두 블러 처리한다. 원본 사진은 모두 폐기한다”며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관 역시 숲 등으로 가린다고 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사우디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아크를 수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과연 각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자국 국토에 대한 정보 권한을 내어줄지 의문이다”고 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앞서 지난 2016년 구글이 요청한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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