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유격수’ 노진혁 영입…취약 포지션 채운 롯데, 거액 투자로 띄운 승부수

롯데 성민규 단장과 노진혁(오른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취약 포지션을 모두 보강했다.

롯데는 23일 “노진혁(33)과 4년 최대 50억 원(계약금 22억·연봉 총액 24억·옵션 4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21일에는 포수 유강남(30) 영입을 확정했다. 이로써 17일 FA 시장 개장 이후 6일 만에 모든 보강작업을 끝냈다.

롯데 유격수들은 공격력이 약했다. 올 시즌 유격수로 뛴 박승욱(-0.23), 이학주(-0.24), 한태양(-0.21)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스포츠투아이 기준)은 모두 음수였다. 수비력만큼은 준수했지만, 공격력에서 깎인 탓이 컸다.

빠르게 성과를 내야 했던 롯데로선 노진혁이 매력적 카드였다. 노진혁은 통산 801경기에서 타율 0.266, OPS(출루율+장타율) 0.761, 71홈런, 331타점을 남겼다.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너끈히 치는 내야수다. 공격력은 기존 롯데 유격수들보다 돋보인다. 다만 올 시즌 허리 문제 등으로 저조했던 수비력은 노진혁이 다시 증명해야 할 과제다.

롯데가 노진혁에게 구애한 큰 이유도 공격력이다. 타선에 우타자가 많은 점도 고려됐다. 롯데는 “좌타 내야수 노진혁의 장타력 등을 높게 평가했다”며 “최근 3시즌 OPS 0.8 이상을 기록했고, 5연속시즌 2루타 20개 이상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노진혁은 “정성을 다해 다가와준 롯데의 진심을 느꼈다. 좋은 계약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명문 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2023년 FA 시장에서 영입한 2명에게 계약기간인 4년간 최대 130억 원을 투자한다. 유강남(4년 최대 80억·옵션 6억)을 비롯해 2명의 계약조건 모두 옵션의 규모가 크진 않다. 보장액만 총 120억 원이다.

승부수다. 3년간 트레이드와 유망주 육성 등으로 포수, 유격수 약점을 지우려 애쓴 롯데는 결과적으로 실패만 맛봤다. 장기적 방침에 따라선 한태양, 김세민 등 유망주들이 미래 유격수로 거듭나야 한다. 다만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퓨처스(2군)팀 구조개선 등 잘 다져온 내실에 비해 1군 성적은 늘 도마 위에 올랐다. 내년부터는 드러나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 숱한 실패와 고민 끝에 나선 투자이기에 더욱 그렇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