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층이 없다는데 정말입니까?” 우크라 친구가 물었다

박임근 2022. 11. 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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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3시40분 전북 전주 근영중학교 솔관 4층 수업나눔실.

근영중 학생들과 우크라이나 '빈니차 27번 학교' 학생들간 국제협력 수업이 온라인 화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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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전주근영중-우크라이나 학교 국제수업
조은경 교사가 23일 오후 전주 근영중에서 우크라이나 학교와 국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한국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한국 문화에서 숫자4는 불길하다고 생각하고, 4층 표시가 없다고 하는 데 정말입니까?”

23일 오후 3시40분 전북 전주 근영중학교 솔관 4층 수업나눔실. 근영중 학생들과 우크라이나 ‘빈니차 27번 학교’ 학생들간 국제협력 수업이 온라인 화상으로 이뤄졌다. 한국과 7시간 시차를 보이는 우크라이나 현지 시각은 오전 8시40분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남서쪽으로 약 260㎞ 떨어져 있는 이 학교는 전교생 2천여명, 교사 115명이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한국과 달리 초·중·고교 학생이 함께 다닌다고 한다.

근영중 학생들이 국제수업에 앞서 방탄소년단 노래에 맞춰 춤을 연습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이날 유네스코 동아리 소속 근영중 학생 20여명과 우크라이나 학생 25명이 ‘평화’를 주제로 화상으로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대부분은 영어로, 일부는 우크라이나어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케이(K)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사랑의 불시착> 등을 대답했고, 전주비빔밥과 불고기, 김치 등 한국 음식도 이야기했다. 전주 근영중 학생들은 “죽음을 의미하는 숫자4는 한자문화권에서 연유했으나 지금은 일반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수업 말미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퍼미션 투 댄스>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3학년 배가은(15)양 등은 “코로나19로 우울했었는데 국제수업을 통해 다른 나라 친구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근영중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국제수업을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애초 학생 각자 집에서 온라인 줌을 통해 수업을 전개하려고 했다. 공습경보가 울리는 전쟁 상황에서도 대부분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미사일 폭격 등으로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학생들과 교사들이 이날 학교에 모여서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교에는 발전기가 있어 전기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화상수업을 진행한 전주근영중 수업나눔실 뒤편 게시판의 모습. 박임근 기자

두 학교의 인연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우크라이나위원회의 교류사업으로 시작했다. 책임자 알렉세이 국장과 근영중 조은경 수석교사가 힘을 합해 추진했다. 조 교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가 꼭 오리라는 믿음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수업을 기획했다. 양국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그들과 대화하면서 놀란 것은 공습경보 중에도 교육 열정이 대단했다. 2주 전에는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우크라이나 학생에게 태극기와 인형·카드 등을 선물로 보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은 “전쟁 상황 속에서도 귀한 시간을 마련해준 현지 교사와 학생들의 열정에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 장기교류 프로그램 등 국경을 뛰어넘는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우크라이나로 보낸 카드 등이 수업 나눔실에 붙어있다. 박임근 기자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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