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원유 관련 상품 수익률 희비... “당분간 유가 약세 지속 전망”
중국 재봉쇄·인플레 정점론 확산 영향
사우디 “OPEC 산유국, 증산 논의 안해… 필요하면 추가 감산도 가능”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던 국제 유가가 최근 8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15일~22일) 수익률 상위권 ETF·ETN에는 국제 유가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원유 인버스 상품이 다수 자리했다.
이 기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로, 지난 일주일간 8.67% 상승했다. 이어 ‘TIGER 원유선물인버스’가 8.62% 수익률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ETN 시장에서는 수익률 상위 7위까지를 모두 원유 인버스 상품이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QV 블룸버그 -2X WTI원유선물’, ‘TRUE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신한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하나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등 6개 종목은 원유 가격에 역으로 2배 배팅하는 이른바 ‘곱버스’ 종목으로, 평균 수익률이 22%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유 가격이 오를 때 수익률도 높아지는 원유 선물 상품의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ETF 시장에서는 ‘TIGER 원유선물 Enhanced’(8.80%), ‘KODEX WTI원유선물’(8.72%)가 각각 ETF 하락률 5위, 6위에 올랐다.
ETN 상품 중에는 ‘메리츠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선물’(17.24%),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16.98%),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16.77%),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16.54%)이 하락률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이 기간 석유·정유 관련 주들도 코스피(2.80%)·코스닥지수(2.37%) 하락률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6.94% 하락했고, GS(3.09%), S-Oil(에스오일)이 3.23% 내렸다. 한국석유와 흥구석유도 각각 6.84%, 4.41%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하반기 들어 80~9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21일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5센트(0.44%) 하락한 배럴당 79.7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9월 30일(79.49달러) 이후 처음으로 8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달 23일 기준 국제유가는 16거래일 중 9거래일에서 전일 대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일부 도시가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재개하며 수요 불확실성이, 최근 세계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이 꺾이면서 ‘인플레 정점론’이 퍼지는 것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전망이 다소 엇갈리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진입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을 고려했을 때 유가의 상방보다는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투자 부족 등이 이어지며 내년 상반기 국제 유가가 70달러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22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증산설을 부인하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전날보다 1.14% 오른 80.95달러를 기록했다.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50만 배럴까지 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사인 SPA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의 “현재 일일 200만 배럴 감산은 2023년 말까지 계속되며, 필요할 경우 생산량을 줄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을 인용해 사우디의 추가 감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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