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빈다” 트위터 떠나는 이용자… 디지털 망명자 몰리는 대안 SNS

이소연 기자 2022. 11.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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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인수 후 홍역 앓는 트위터
일방적인 대량 해고에 서비스 품질 저하
탈중앙화 SNS 마스토돈 대안으로 떠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그의 정책에 반발한 이용자가 대규모로 트위터를 떠나고 있다. 일명 ‘트위터 엑소더스’가 이어지면서 ‘마스토돈’ 등의 소셜미디어(SNS)가 트위터의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 인수 후 트위터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이에 실망한 이용자가 대거 플랫폼에서 이탈하고 있다. 최근 트위터 내에는 ‘트위터 명복을 빈다(RIP Twitter), ‘트위터 잘 있어라(Bye Twitter)’ 등 해시태그(#)를 달아 머스크를 비판하는 글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 트위터에서도 ‘서비스 종료’, ‘인스타 아이디’ 등의 해시태그가 해시태그 인기순위 트렌드에 올라가기도 했다. 트위터 없이 생활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한 각종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도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용자가 트위터를 이탈하는 배경엔 머스크가 지난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거친 경영 방식을 고수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잡음이 있다. 논란의 시작은 머스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였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일주일 만에 트위터 직원 7500명 중 절반 수준인 3700여명을 해고했다. 이어 남은 직원에겐 고강도 근무 환경을 이겨낼 사람은 첨부된 링크에서 ‘예’를 클릭하라며 정해진 시각까지 예를 누르지 않은 직원은 퇴사자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회사가 주당 80시간 근무를 실시하고 재택근무를 폐지하는 등 잔류한 직원을 계속 압박하자 1200명이 추가로 회사를 떠나기도 하면서 머스크의 경영 방식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거세졌다.

더 나아가 머스크가 지난 18일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 복귀 관련 설문조사를 올리고 다음 날 실제 계정을 복원하자 진보적 성향 중심의 트위터 이용자가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계정은 지난 1월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지지자가 폭동을 일으켰을 때 이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영구 정지됐었다.

머스크 인수 후 서비스 품질에 대한 이용자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수익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CEO로 인해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머스크가 지난 5일 내놓은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 ‘트위터 블루’ 역시 이용자 불만이 폭주하자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트위터 블루는 월 7.99달러를 내면 트위터 계정 옆에 신원 인증을 완료했다는 파란색 체크 표시를 달아주는 서비스다. 문제는 기존에 검증이 완료된 유명 인사와 기업 계정에 무료로 적용됐던 이 표시를 돈만 내면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다수 계정에 달아주게 되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을 사칭하는 계정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이다.

트위터의 대안 SNS로 떠오른 마스토돈./ 마스토돈 제공

주요 SNS로서 트위터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이용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SNS를 찾고 있다. 이 중 급부상 중인 SNS는 탈중앙형 SNS인 마스토돈이다. 마스토돈은 2016년 독일 개발자인 오이겐 로흐크가 개발한 SNS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운영된다. 이용자는 트위터와 유사하게 마스토돈에서 500자 내외의 짧은 게시글이나 사진 등을 포스팅하고, 타 계정을 팔로우하고, 트위터의 ‘리트윗’처럼 다른 이용자의 게시글을 공유할 수 있다. 트위터의 ‘멘션하기’처럼 다른 이용자의 아이디를 입력해 자신의 글을 상대방에 알림으로 보낼 수도 있다.

마스토돈의 차별점은 분권화다. 마스토돈은 트위터처럼 사기업이 아니라 비영리 플랫폼이다. 무료로 운영하고 광고도 존재하지 않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단일 기업이 중앙서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네트워크 여러 개를 모은 연합 커뮤니티 네트워크로 형성됐다. 누구나 자유롭게 서버를 운영할 수 있어 운영 주체가 게시글을 검열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등 SNS 검열이 강한 국가에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머스크의 트위터 통제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낀 이용자도 모이고 있다.

현재 마스토돈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65만명으로 2억명에 달하는 트위터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만 트위터 인수 후 1주일 만에 가입자가 20만명 넘게 급증하는 등 혼란 속 마스토돈이 대안 SNS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트위터가 직원을 갑작스럽게 대량 해고하면서 서비스 수준을 전처럼 당분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며, 머스크에 대한 반발심으로 다른 SNS를 찾는 이용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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