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레라] '연임 의지' 못 미치는 인프라 투자 KT 구현모…'28년 애경맨' 재무통 구원투수 AK홀딩스 백차현

조슬기 기자 2022. 11. 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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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빛바랜 연임 승부수 머쓱 KT 구현모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시작합니다. 

저희가 꼽은 첫 번째 인물은 구현모 KT 대표입니다. 

구 대표가 인공지능 'AI' 키워드로 연임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본인의 성과인 '디지코(DIGICO)', 이른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핵심 축인 AI를 앞세워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는 건데요. 

올해 사상 최초 서비스 매출 16조 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디지코 기반 B2B 사업 비중이 40%가 넘을 정도로 성과가 뚜렷해서입니다.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AI를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더할 촉매제로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는데요.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AI 인프라 시장에 KT도 올라타 전에 없던 신산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말 그대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인데요. 

정치인 출판기념회나 출정식을 방불케 한 자리였다는 후문입니다. 

KT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적잖은 성과를 냈다고 판단해서일까요? 

연임 의지도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KT가 이제 단순한 통신회사가 아니라 전 세계 통신회사가 따라야 할 롤모델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는 해외 주주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성공적인 탈통신 행보를 부각시켰고요. 

KT가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인지 측면에서 볼 때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워 연임을 생각하게 됐다는 언급도 했습니다. 

변화의 고삐를 본인이 직접 당긴 만큼 앞으로 계속 쥐고 갈 것임을 밝힌 셈입니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존재합니다. 

AI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 목소리는 꾸준히 높이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투자는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28㎓ 5G 주파수 대역 반납 통보를 최근 받아서입니다. 

28㎓ 대역은 최대 속도가 롱텀에볼루션, LTE 4G보다 20배나 빨라 '진짜 5G'로 불리는데요. 

메타버스나 자율주행 서비스에 필수인 주파수 대역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를 외면해 온 게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 외치면서도 정작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엇박자의 상황이 펼쳐진 셈인데요.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이통사의 투자 약속 미이행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 통보로 인해 구 대표의 야심찬 연임 계획도 결과적으로 빛이 바랜 꼴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과거 황창규 회장 시절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건 연루 의혹도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죠. 

성공적인 탈통신 행보를 발판 삼아 연임을 위한 세몰이에 나선 구현모 대표. 

연임에 성공하려면 본업인 통신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재무통 무거운 어깨 AK홀딩스 백차현 

저희가 꼽은 두 번째 인물은 백차현 AK홀딩스 신임 대표입니다. 

애경그룹지주회사 AK홀딩스가 백차현 전 애경자산관리 투자부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백 대표는 1992년 애경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애경맨'입니다. 

특히 재무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는데요. 

업계에서는 계열사 유상증자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그룹 상황과 무관치 않은 인사라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AK홀딩스는 실적 악화와 계열사 자금 수혈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인데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 규모만 무려 8500억 원에 달하는 제주항공에 유동성을 공급하느라 그야말로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특히 회사 부채비율이 지난 3분기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를 넘기게 되자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 건데요. 

지주사 사내이사진 역시 오너 일가인 채형석 부회장과 백 신임 대표를 보좌할 재무 전문가들로 속속 채우며 긴축 경영을 시사했습니다. 

하반기 들어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기존 영업·기획통 대표 체제를 재무통 체제로 싹 뜯어고쳤다는 평이 나오는데요. 

백 대표가 챙길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세청 탈세·비자금 관련 세무조사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허위광고 고발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숙제도 있어서인데요. 

여기에 부진한 회사 실적과 맞물려 떨어질 대로 떨어진 주가까지 관리해야 할 게 한 둘이 아닙니다. 

재무통 신임 대표 타이틀을 달았지만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놓인 모습인데요. 

백 대표의 두 어깨가 유독 무거워 보인다는 세간의 평이 실감 나는 이유입니다. 

이번 주 C레벨 라운지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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