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코로나 전사’...美파우치 마지막 브리핑서 한 말은

22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마지막 코로나19 브리핑을 위해 연단에 선 앤서니 파우시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즉시 업데이트된 백신 맞으세요”

“분열과 이념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은 의사로서 고통스럽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당신이 민주당원이든 공화당원이든 상관없다.”

지난 3년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개발을 진두지휘한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1)은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22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가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연거푸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6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을 설명하기 위해 연단에 선 파우치 소장은 “데이터를 보면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백신의 효과는 매우 크다”며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광범위한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마지막 메세지는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추는 즉시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1984년부터 38년간 NIAID 소장 자리를 지키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부터 현 바이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HIV/AIDS(후천성 면역 결핍 질환), 조류 독감, 에볼라 바이러스 등 공중 보건 위기 상황에 맞서온 그는 2020년 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백신·치료제 개발에도 헌신했다. 이 과정에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이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으며, 백신 의무화 조치 등에 반발하는 우파 정치인들의 거센 비판도 감내해야 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의 유산이 무엇이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지난 세월 동안 내가 매일 해왔던 것을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바란다”며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고 회고했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