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 하구 계획홍수위 잘못…하천 보강공사 안해도 된다”

박경만 2022. 11. 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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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천 하구에 대한 계획홍수위 설정이 잘못돼 과도한 하천 보강공사로 하천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고 국가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계획홍수위는 하천의 제방고, 둑마루폭 등 하천 구조물의 설계와 보강공사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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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오 교수 “하천설계기준 따르면 2m 저하”
과도한 공사로 생태계 파괴·예산낭비 초래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 하구에 대한 제방 보강 공사가 과도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경만 기자

공릉천 하구에 대한 계획홍수위 설정이 잘못돼 과도한 하천 보강공사로 하천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고 국가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계획홍수위는 하천의 제방고, 둑마루폭 등 하천 구조물의 설계와 보강공사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백경오 국립한경대 교수(건설환경공학부)는 지난 15일 파주시민회관에서 열린 ‘공릉천,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에서 “감조하천(밀물·썰물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하천)인 공릉천 하류의 계획홍수위는 2018년 개정된 ‘하천설계기준’에 따라 ‘부정류 계산 모형’을 적용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한강 모든 구간의 조위 차(간조와 만조의 해수면의 차)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이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이어 “하천설계기준대로 부정류 계산 모형을 적용할 경우 공릉천 합류부의 계획홍수위는 한강 하천기본계획상(부등류 기준) 7m에서 4.97m로 2m가량 낮아지게 되며, 그 경우 기존 정비사업은 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부정류(unsteady flow)는 하천 내 특정지점에서 시간에 따라 유량, 유속, 수위 등이 변화하는 흐름으로, 한강·임진강 하구와 같이 바닷물의 조석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의 경우 수위 계산시 이 모형을 사용해야 한다. 부등류(non-uniform flow)는 시간을 변수로 두지 않고, 흐름의 공간적 변화만을 고려하는 일반하천의 수위를 계산할 때 사용된다.

하지만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2020년 ‘한강(팔당댐~하구) 하천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강은 서해 조석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이기는 하나 계획 홍수 유하시 한강에 미치는 조위의 영향은 미미하다”며 하천설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

백경오 국립한경대 교수가 지난 15일 공릉천 토론회에서 한강과 공릉천의 계획홍수위가 과도하게 산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양신문 제공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조위의 영향이 작지 않다고 반박했다. 백 교수는 “부정류로 재계산해보니 신곡수중보 하류부터 계획홍수위가 낮아지며, 공릉천 합류지점의 경우 2m가량 차이가 났다. 과도하게 부풀려진 홍수위를 바로잡고 공릉천 정비사업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강유역환경청은 2018년 2월 임진강 거곡마정지구 하천정비(준설)사업에 대해 “부정류 모형으로 계산하지 않았다”며 ‘최종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부동의에 앞서 “감조하천구간이므로 부정류 모형 계산을 하라”며 보완통보와 함께 반려했지만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이를 보완하지 않았다.

한편, 임진강~디엠제트(DMZ)생태보전시민대책위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2020 한강기본계획’을 작성할 때 환경부의 ‘하천설계기준’을 지키지 않은 이유와 한강과 임진강의 하천기본계획을 하천설계기준에 따라 수정 고시할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한 한강유역환경청의 답변을 요청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따져보겠지만 전문가의 협의 과정을 거친 하천기본계획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단체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홍수로부터 더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주민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공릉천 하구의 둑마루 확·포장 등 하천정비공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다 파주·고양 시민과 환경단체 반발에 부딪혀 지난 4월부터 공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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