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60% 하락”… 테슬라 날개 없는 추락에 고민 커진 서학개미
서학개미는 올 들어 3조원 이상 순매수
주가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 엇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고공행진 하던 테슬라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60% 하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투자자들의 시각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1.22% 오른 169.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인 20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는 6.84% 하락한 167.87달러에 마감하며 2020년 11월 21일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58% 급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2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가파르다.
테슬라 주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며 기술 성장주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트위터 인수 계약이 주가 급락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25%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전기차 리콜 사태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 우려가 겹치면서 테슬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테슬라가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2023년형 모델3와 2020~2023년형 모델Y에서 소프트웨어 문제로 후미등이 간헐적으로 작동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테슬라는 미국에서 32만1000대의 차량을 리콜한 바 있다.
공매도 위험도 여전하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 주가가 현재보다 더 내려가 머스크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당할 경우, 머스크의 보유지분이 반대 매매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럴 경우 ‘무제한 공매도’ 매물이 나올 우려가 있다고 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법이다. 통상 향후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공매도 투자 대상이 된다.
이날 미국 주식의 공매도 현황을 보여주는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 시각) 테슬라의 공매도 규모는 1578만994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거래액(3957만226주)의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24일 테슬라의 공매도 비중은 50%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테슬라 공매도 비중은 36~49% 사이에서 넘나들었다.
테슬라는 지난해 ‘테슬람(테슬라와 이슬람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서학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올해도 테슬라는 압도적으로 서학개미 순매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테슬라 주식을 26억1281만 달러(약 3조532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날개 없이 추락하자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테슬라 주식을 사 모으는 투자자와, 지금이라도 매도하는게 낫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전문가들도 테슬라 주가 전망에 대해 엇갈리고 있다. 전날 미 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는 “전기차 업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트위터를 인수했다”면서 “그동안 독점했던 전기차 선두 주자의 선점효과가 희석되면서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로 떨어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22V의 존 로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는 10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면서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1배인데 시장 평균선인 17배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위터가 머스크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며 테슬라 투자자의 우려가 증가했지만, 일론 머스크는 전 세계 정치, 경제 등 핫이슈에 항상 참견하는 인물로 테슬라에만 집중한 적이 없다”면서 “이에 대한 관심 분산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테슬라의 공장 가동률과 가격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후 투자 비중을 확대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오전 10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을 통해 “한국을 ‘기가팩토리’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AI) 관련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2023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구매 금액이 약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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