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면 돌아가실 나이, 정리해야”…한민수 인천시의원, 고령노동자 폄훼 논란
“죽으면 큰일…누가 책임지는 거냐”
시교육청에 ‘80세 이상 정리’ 요구
한 시의원 “어르신들에 진심 사과”
인천시의회의 한 시의원이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 시설물을 청소하는 고령노동자에 대해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다. 정리해야 한다”는 등 노인폄훼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회 운영위원장인 한민수 의원(국민의힘·남동5·63)은 지난 21일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 시설물 청소원 중 1940년생이 있다. 올해 만 81세면 경로당도 못 갈 나이인데, 이런 분이 청소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어 “81세면 교장 선생님이 모시고 있어야지 청소시킬 수 있겠느냐”며 “81세면 돌아가실 나이다. 죽으면 큰일이 나지 않느냐, 만일 돌아가시면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한 의원은 또 “80세 넘는 근무자가 존재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정리해야 한다”며 인천시교육청에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80세 생일을 맞는 등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지역 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하는 학교 청소원은 모두 602명이며, 이 중 80대 이상 고령노동자는 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국민의힘 인천시의원의 고령노동자 모욕 인사를 규탄한다’는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국민의힘 시의원의 어르신 폄훼발언은 어르신들의 숭고한 노력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노인 경시 풍조가 뿌리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나타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고령노동자들 관련 발언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어르신들과 관련 노동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어 “고령노동자 관련 질의는 일선 학교장의 어려움에 대한 민원 해소와 80대 이상 고령노동자가 학교를 청소하는 힘든 일을 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어르신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의원 또 “고령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위험과 학교장이 갖게 되는 책임감·부담감, 어르신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이었다”며 “어르신들과 고령노동자를 모욕하려는 뜻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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