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배우들은 스타라 할 수 없다”… 타란티노의 ‘저격’

라제기 2022. 11. 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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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이 이 시대 영화를 완전히 대표하고 있다. 다른 영화들이 낄 틈이 없다. 그건 문제가 있다."

22일 할리우드리포터 등 미국 연예매체 보도에 따르면 타란티노 감독은 배우 겸 작가 톰 세구라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투 베어스 원 케이브'에 출연해 "마블 영화를 아주 싫어하지 않으나 사랑하지도 않는다"며 마블 영화에 대한 비판적 생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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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이 이 시대 영화 완전히 대표... 문제 있다"
시무 류는 "나는 주연할 기회 없었을 것" 반격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소니픽처스 제공

“마블이 이 시대 영화를 완전히 대표하고 있다. 다른 영화들이 낄 틈이 없다. 그건 문제가 있다.”

미국 유명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59)가 마블 영화 ‘저격’에 나섰다. 2019년 원로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80)가 “마블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단정해 논란을 부른 이후 3년 만에 나온 유명 영화인의 마블 영화 공개 비판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펄프 픽션’(1994)과 ‘킬빌’(2003),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 등으로 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22일 할리우드리포터 등 미국 연예매체 보도에 따르면 타란티노 감독은 배우 겸 작가 톰 세구라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투 베어스 원 케이브’에 출연해 “마블 영화를 아주 싫어하지 않으나 사랑하지도 않는다”며 마블 영화에 대한 비판적 생각을 드러냈다.

타란티노 감독은 “어린 시절 마블 만화책을 미친 듯이 모았다”며 “내가 20대였을 때 마블 영화들이 개봉했다면 무척 행복하고 그들을 완전 사랑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그는 “마블 영화가 (관객을 사로잡는) 유일한 영화들이어서는 안 되고 여러 영화들 중에 일부였어야 한다”며 “나는 이제 60살이 다 돼 마블 영화에 대해 그리 흥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블 영화가 팬들 사이에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듯한 유일한 것”이 됐다며 “대표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할리우드의 마블화” 문제점 중 하나로 배우들이 제 몫을 못하게 된 점을 꼽기도 했다. 그는 “마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스타가 아니다”며 “캡틴 아메리카가 스타고, 토르가 스타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블 영화가 등장하기 전인) 2005년 만해도 마블 영화처럼 좋은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는 온전히 스타였다”며 “사람들은 배우의 역할들을 더 파고들었고 그 역할들을 좋아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두가 영화 ‘스피드’(1994)의 샌드라 불럭에 놀라워했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 후엔 다른 영화 속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며 “(하지만 마블 영화에선) 우리는 어떤 배우가 울버린 같은 역을 계속 해주길 원한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타란티노 감독의 마블 비판이 알려지자 중국계 캐나다 배우 시무 류(33)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반격에 나섰다. 시무 류는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에서 샹치를 연기하며 아시아계로서 마블 영화 첫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시무 류는 “타란티노와 스코세이지가 영화 스타덤을 통제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는 (흥행 수익) 4억 달러가 넘는 영화에 주연할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탁월한 작가감독이나 나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완벽한 스튜디오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면서 “영화 속 다양성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이들과 함께 일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시무 류는 “나도 (할리우드) 황금기(1920~1960년대)를 사랑하나 그때는 지옥 같게도 온통 백인이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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