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정보 통해 당뇨 고위험군 예측 가능해진다

국립보건연구원, 韓·日 29만명 대상 유전체 연구 실시
당뇨·고지혈증 등 영향 200개 이상 신규 유전요인 발굴
연구진 “당뇨 발병 전에 고위험군 미리 선별 예방 가능”

국립보건연구원의 '동아시아인 유전체 분석 연구' 결과 제2형 당뇨의 유전적 고위험군을 분석한 결과, 유전적 위험도에 따라서 저위험군 대비 최대 11.7배 당뇨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제공

 
동아시아인의 당뇨, 고지혈증 등에 영향을 주는 200개 이상의 신규 유전요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굴했다. 

이에 따라 유전체 정보 기반 당뇨 고위험군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는 이 같은 내용의 ‘동아시아인 유전체 분석 연구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사 질환 관련 동아시아인 연구로는 최대 규모다. 

기존 유전체 연구 다수는 유럽인 중심으로 이뤄져 분석 결과를 동아시아인에게 적용하면 질병 예측 정확도가 50% 이하로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한국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된 약 29만명을 연구 대상으로 분석했다. 한국인은 2015년 자체 개발한 한국인 유전체칩과 2001년부터 수집한 대규모 코호트 기반 인체자원을 활용해 유전체 정보 12만5872명분을 생산·분석했고, 일본인 유전체 정보는 일본 바이오뱅크(Biobank Japan)를 통해 공개된 16만2255명분을 활용했다. 

연구는 한림대 조윤신 교수와 공동 수행했다.

분석 결과, 기존 연구에서는 개개인의 유전요인 영향이 약 1% 미만으로 아주 약한 유전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유전 변이들이 주로 보고됐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 등을 약 13∼15%로 매우 크게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희귀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해 최초로 보고했다. 

이중 혈당을 낮추는 데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희귀 유전요인은 한국인 집단에서도 약 1%만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사람들은 제2형 당뇨 발병률이 다른 일반인보다 50% 정도 낮다고 확인됐다. 

김봉조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장은 “현재 당뇨의 주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임상검사로 고위험군을 선별해 당뇨를 예측하기 어려운 한계점이 있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발굴한 모든 유전요인들을 통합 분석하면 저위험군 대비 10배 이상 높은 유전적인 고위험군을 당뇨 발병 이전에 미리 선별하여 예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이달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