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무선 충전 시대, 어떤 모습일까
# 전기차를 주차칸에 맞춰서 주차만 하면 충전이 시작된다. 케이블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휴대폰을 무선충전 패드에 올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 주차 중에는 물론 주행 중에도 충전이 가능하다. 전선이 깔린 도로를 달리면 이동 중에도 충전할 수 있다. 전기철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기차의 배터리 한번 충전으로 가는 거리보다 훨씬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이는 무선충전 시대에 구현될 전기차의 모습들로,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전기차가 본격화 되면서 무선충전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은 무선충전을 실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인프라의 핵심은 충전이라고 할 수 있다. 충전이 편해질수록 전기차 전환은 더 빨라지고 전기차 개발의 방향도 다양해질 수 있다. 간편하고 빠른 무선충전이 보편화되면 배터리 크기도 줄어드는 등 적잖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1~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에 참여해 개발중인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을 공개했다. 쌍용차는 2020년부터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기연구원, 연세대, 동양이엔피, 바이에너지 등과 함께 국책 과제로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이번에 중간 단계를 공개한 것이다.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은 주차형 무선충전 방식에 해당한다. 61.5㎾h 배터리를 탑재한 ‘코란도 이모션’에 22㎾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완전 충전까지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쌍용차는 밝혔다. 케이블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케이블을 꽂는 불편함은 사라지고, 케이블 무게도 차에서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쌍용차는 이동 중 충전하는 신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급전 선로’ 위로 전기차가 주행하기만 하면 무선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쌍용차는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기존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3분의 1로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 중 충전이 지속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큰 배터리가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 크기가 줄어들면 소비자 부담도 맞춰서 줄일 수 있다. 배터리 생산을 위한 자원 절약과 환경 문제에도 도움된다.
쌍용차는 2024년까지 무선충전 관련 국책 과제를 수행한다. 향후 차량 검증과 신뢰성 시험을 거쳐서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9일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혁신에는 전기차 무선충전 활성화 방안이 들어 있다. 전기차 무선충전을 위해서 높은 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간에는 대역을 배분해 놓지 않았다. 규제를 풀어서 무선충전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첫 작업을 시작한 셈이다.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전기차 무선충전은 이미 국내에서도 일부 하고 있다. 제네시스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가 현재 유일하다. 제네시스는 올해 2월 수도권 5개 서비스센터에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충전 시범사업을 해왔다. 무선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모델은 GV60과 GV70e뿐이다.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전기차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별도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무선 충전은 자율주차 등 새로운 기술과도 연계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무선충전을 염두에 두고 자율주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충전은 궁극적으로는 자율주차하고 맞물려 있다”며 “무선충전 주차장이 생기면 제한된 구역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주차 기술도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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