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공직 내려놓는 美코로나 사령관… 마지막 메시지는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2. 11. 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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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한 빨리 개량 백신 맞으라”
미국의 '코로나 사령관'으로 불리던 앤서니 파우치(82)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다음달을 마지막으로 54년 간의 공직 생활을 정리할 예정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 사령관’으로 불리던 앤서니 파우치(82)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현지 시각) 마지막으로 백악관 연단에 섰다. 1968년 임상연구실 연구원으로 NIAID에서 일하기 시작해 1984년부터 38년 간 소장을 지낸 그는 올해 연말 NIAID 소장과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다음달을 끝으로 54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게 된 그는 “이 연단에서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자신과 가족,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개량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라며 간곡하게 개량 백신 접종을 설득했다.

백악관은 추수감사절(24일)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휴가철을 맞아 앞으로 6주 간 BA.4, BA.5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개량 코로나 백신 접종을 독려할 예정이다. 파우치 박사는 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이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조정관과 함께 정례 브리핑에 참석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파우치 박사는 다음달에 은퇴한다. 오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 연단에 함께 서게 되어 영광”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은 은퇴 소감을 늘어놓기보다 “휴가철과 늦가을, 초겨울의 추운 계절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최신 부스터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겠다”며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그는 “최신 데이터를 보면 백신과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의 경우 최근의 BA.4, BA.5 변이로 사망할 위험성은 미접종자보다 14배 낮고 확진 판정을 받을 위험성도 미접종자보다 최소 3배 낮다”라고 말했다. 최신 개량 백신의 효과가 분명하며, 백신 접종 후 시간이 흐를 수록 보호력이 떨어지고 변이가 계속 등장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추가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는 “‘백신이 안전한가’란 질문이 자꾸 나온다. 답은 ‘압도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며 “세계에 13억 도스, 미국에만 수억 도스의 코로나 백신이 배포됐고 견고한 안전 모니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 “의사로서 누군가 코로나에 감염되고 입원을 하고 죽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당신이 극우 공화당원이든 극좌 민주당원이든 내게는 아무 차이가 없다”며 간곡하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한 기자가 “백악관 연단에 마지막으로 서는데 미국인들이 당신의 공직 생활을 어떻게 기억하기 바라나”란 질문을 던지자, 파우치 소장은 짤막하게 은퇴 소감을 말했다. 그는 “내가 성취한 일들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그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매일 모든 것을 다 바쳐 일했고 무언가를 덜 마친 채 떠난 적이 없다는 것만큼은 기억해 주기 바란다. 수십 년간 나는 모든 것을 다 바쳤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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