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후손보다 4배 더 치명적…'최악의 독감' 한국도 덮친다
A형 H3N2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아닌 국내 고위험군 환자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어 우려된다. 해당 균주는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심혈관·당뇨 관련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로 입원과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50~64세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당부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북반구 국가인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플루엔자가 예년보다 한달가량 빨리 유행 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달 18일까지 인플루엔자로 3만8000명이 입원하고 21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올해 45주차(10월30일~11월5일) 기준 입원율은 지난 2010~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균주는 A형 H3N2다. 77.2% 검출률을 보였다. 튀르키예 연구진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A형 H3N2 바이러스 치명률은 신종플루 바이러스 후손 격인 A형 H1N1보다 4.2배 높다.
한국에서도 같은 바이러스가 유행할 확률이 높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차(11월6일~12일) 기준, 국내 누적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2.5%, 이 중에서 A형 H3N2가 98%를 차지했다. 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수는 총 64건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올해 9월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정종탁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올해 여름 호주 등 남반구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특히 H3N2 균주가 크게 유행했다"며 "국내는 실내 마스크 의무화로 타 국가 대비 유행이 덜 할 수는 있겠으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인플루엔자 유행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50~64세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임에도 백신 접종률이 낮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 확대에 따른 비용·효과 분석'에 따르면, 50~64세 성인 3명 중 1명은 만성질환자이지만 독감 예방 접종률은 30%대에 불과하다.
당뇨, 천식,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은 인플루엔자로 악화할 수 있다. 입원이 필요한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일반인 대비 입원율이 6배 이상, 사망률이 5~10% 이상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자는 인플루엔자로 입원율이 6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해에 유행하는 바이러스 항원에 대응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강조한다. 2019년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면 당뇨병, 심장, 폐 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입원과 사망을 약 43~56% 예방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Congress 2021)에서는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이 심근경색, 고위험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사망률을 41%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특히 중증화 및 합병증 위험도가 높은 50~64세 연령대의 예방 접종률이 높지 않아 중증 환자가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성질환이 있거나 50세 이상 연령층 등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인플루엔자는 유행 시작 이후 2~3주 이내에 전체 인구의 10~20%를 감염시킬 정도로 전염성이 높다. 백신 접종 이후 항체 생성까지 약 2주가 걸리므로 본격적인 겨울 돌입 전에 빠르게 접종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조언이다.
올해 국내에서 접종할 수 있는 백신 종류는 국내사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등 7종과 수입 완제품 '박씨그리프테트라주' 등 2종을 포함해 총 9종이다.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지정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예방접종 지원 대상자가 아니라도 개별적으로 병·의원을 방문해 접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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