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7% "교실에 정서행동 위기 학생"…"관리법 마련 촉구"
[EBS 뉴스12]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청소년들이 학교와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이들의 정신건강이 나빠졌을 거란 걱정이 많았죠.
실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청소년은 지난해 38.8%로 전년도에 비해 4%p 이상 늘었고,
우울감을 경험한 청소년 역시 26.8%로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우울하다는 정도가 아니라 2주 내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청소년들입니다.
지난해 정신건강 상담 건수도 113만 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30만 건 넘게 급증했습니다.
정신건강의 위기는 문제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데요.
서울시교육청과 좋은교사운동이 함께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소년들의 정서 위기, 교사도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 교원단체가 교사 681명에게 지금 수업하는 교실에 정서행동 위기 학생이 있는지 물었더니 교사 87%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학생이 한 교실에 최대 2명 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3~4명 있다는 응답도 35%로 상당했고 7명 넘게 관찰된다고 답한 교사도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정서 위기는 폭력이나 욕설, 교실 이탈 등 문제행동으로도 이어집니다.
하지만 정작 관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인터뷰: 최경희 교사 / 경기 탑동초등학교 (지난 15일)
"내가 지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자책감,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의 무력감. 여러 가지 심리적 소진 이런 것들이 이제 큰 것이죠."
이런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우선 긍정적 행동지원, 일명 PBS를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PBS는 학생에게 심리·정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탈행동이 발생하지 않게 학교와 교실에서부터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예방책입니다.
미국 등 전 세계 19개국, 2만 개 이상의 학교에서 시도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인터뷰: 박계신 교수 /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문제행동을 지속하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가. 행동을 중심에 두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전 사건이 무엇이었고, 행동에 어떻게 주변 사람이 반응했지? 이것에 대한 사후 결과들을 면밀하게 분석을 합니다."
교사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학교 차원에서 위기학생 관리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담팀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응용행동분석에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기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인터뷰: 김영식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교직 경력 한 15년 차 되면 어느 정도 학생들을 충분히 많이 가르치신 분들이거든요. 6개월에서 1년 정도 전문성 있는, (전문성을) 담보하는 그런 연수들을 제공하면 학교에 이런 교사가 한, 두 명만 있으면 다른 교사들을 지원하면서 이 역할들을 할 수 있습니다."
교사들은 또, 학생이 문제행동을 일으킬 경우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담긴 지침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문가와 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서행동 위기 학생 대응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내년 1월부터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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